기름값, 쥐어짜도 답 안나오네…ℓ당 3원 인하 그쳐

2011-02-10 17:28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강도 높은 물가 인하 압박 속에도 기름값은 요지부동이다.

정유사의 공급가격이 인하되긴 했지만 극히 소폭이라 민생효과는 미미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의 휘발유 주간 평균 공급가격은 1월 4주까지 2주 연속 내렸지만 불과 리터당 3원 내리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주유소 판매가격도 소폭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대통령이 “대기업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는 등 기름값 인하 압박이 거세지만 딱히 해법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에 정유사의 공급가격이 내린 것도 정책효과라기 보다는 설 대목으로 판매량이 오르는 등 시장 영향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2주간 정유사 평균 공급가격이 내린 것은 시장 경쟁상황이 반영된 것”이라며 “정유사 개별적으로는 오른 곳도 있고 내린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1월 4주 SK에너지의 휘발유 평균 공급가격은 전주에 비해 리터당 약 5원 정도 내렸지만 같은 기간 GS칼텍스는 약 15원이 올랐다. 전체 평균은 리터당 0.4원 내렸는데 이는 SK에너지의 판매량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정유사 공급가격이 반영되는데 통상 1주 정도의 시차가 걸리는 주유소 판매가격은 전주 공급가격 하락에도 2월 1주 소폭 상승했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유사 공급가격 하락폭이 크지 않았고, 그 이전에 공급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그 인상폭을 분산 반영하기 위한 시간이 걸리는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1월 4주 정유사별 가격정책이 엇갈린 것도 정부의 물가정책과는 큰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1월 2주에는 오히려 SK에너지가 가격을 인상하고 GS칼텍스가 인하해 월단위로 보면 변동폭이 비슷하다. 즉, SK에너지가 손해를 무릅 쓰고 가격을 내린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파는 게 중요한 타이밍이거나 정기보수가 걸려 있는 등 그때그때 정유사의 사정에 따라 국제가격 인상요인에도 불구하고 공급가격을 내릴 수 있다”며 “주간 단위로는 정유사별로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월단위로 보면 차이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유업계는 “주간단위 공개는 국제유가 반영폭을 왜곡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

정부는 최근 정유사의 주간 평균 공급가격 공개를 3년간 더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과도한 규제라며 기존에 반대해 오던 정유업계는 고유가에 민감한 소비자 등을 고려해 최근에는 별달리 대응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