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위안화 국제화 전진기지로 '제2의 도약' 꿈꿔
2011-01-19 09:18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상하이나 싱가포르에 밀려 다소 흔들렸던 홍콩의 글로벌 허브 위상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위안화 국제화 시책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위안화 국제화 전진기지로서 홍콩의 매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것.
실제로 지난해 러시아, 프랑스, 몽고, 브라질 등 세계 각국의 기업들은 홍콩 시장으로 몰려와 거액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홍콩 내 금융자금 조달액은 총 570억 달러(한화 약 64조원)로 2009년 310억 달러보다 80%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더 많은 해외 투자자들이 홍콩에서 자금조달, 상장, 인수합병 등을 진행하면서 이 액수는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중국 대륙과 전 세계를 잇는 위안화 국제화 전진기지로써 홍콩 내 위안화 거래는 날이 갈수록 활황을 띠고 있다.
도널드 창(曾蔭權) 행정장관은 "지난 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 대외무역 결제업무의 절반이 위안화로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위안화 채권 업무 역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며 위안화 국제화 사업이 성공을 거두고 있음을 강조했다.
여기에 홍콩 내 위안화 상품 투자 열풍도 거세다.
지난 해 7월 홍콩의 보험·펀드 등 금융기관들도 위안화 결제가 가능하도록 중국과 홍콩 간 위안화 '청산협의(淸算協議)'가 개정되면서 위안화 투자상품이 홍콩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제 홍콩 내 투자자들은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위안화 표시 주식 투자, '소(小)QFII' 허용까지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QFII 란 홍콩 내 중국계 금융기관이 위안화 펀드를 발행해 조달한 위안화 자금을 중국 A주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자격을 일컫는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은 홍콩이 위안화 국제화 전진기지로 부상하면서 국제 금융중심지로서‘제2의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17일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 금융포럼에 참석한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상푸린(尙福林) 주석은 12차 5개년 규획기간(2011~2015년) 홍콩을 국제 금융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14일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도 자격을 갖춘 기업과 은행에 위안화를 이용한 해외 직접투자를 허용한다고 발표하면서 중국 위안화의 해외 투자를 적극 장려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으로 부터 무역거래에서 위안화 결제를 허가받은 기업과 은행은 달러가 아닌 위안화로도 직접 투자를 할 수 있게 돼 중국의 해외투자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충칭(重慶), 톈진(天津), 윈난(云南) 등 중국 내륙 도시도 홍콩이라는 교두보를 활용해 해외 투자를 적극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