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美언론 '北 후계 구도 공식화의 신호탄'
2010-09-28 09:12
해외 주요 매체들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셋째 아들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한 것을 후계 구도 공식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군 대장' 지위는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등 당내 주요 보직을 통해 공식적인 데뷔를 할 것이란 기존 관측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행보라는 분석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인터넷판을 통해 "44년 만에 소집된 노동당 대표자회를 몇 시간 앞두고 정은에게 대장 호칭을 부여한 것은 권력 세습의 첫 번째 조치"라고 규정했다.
WSJ는 정은의 이름이 공식적으로 거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북한 정권이 또 다른 부자 세습을 시도하고 있다는 가장 명확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WSJ는 "이번 조치는 북한의 권력 승계와 관련된 가장 공격적인 예측도 초월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북 전문가들과 매체들은 28일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정은에게 정치국 상무위원, 비서국 비서, 중앙군사위원 등 당내 주요 보직을 주는 방식으로 후계 구도를 공식화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즉 당내 주요 보직이 예상되는 가운데 군 대장 지위까지 부여한 것은 승계 속도가 외부에서 예상하는 것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권력 승계 과정에서 군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준 것이란 분석도 WSJ는 동시에 내놨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인터넷판을 통해 정은에 대한 대장 칭호 부여 소식을 신속 보도하면서 "정은이 권력을 승계받는다는 가장 명징한 신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NYT는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에게도 동시에 대장 칭호를 부여한 점에 주목했다.
NYT는 김경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이자 북한 내 서열 2위인 장성택의 부인이면서 김 국방위원장 유고 시 정은의 후견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20대 후반인 정은 혼자 힘으로는 후계체제를 끌고 가기 어려운 만큼 김경희나 장성택이 후견인으로서 섭정에 나설 것이라는 최근 언론 보도와 궤를 같이하는 시각이다.
여성이 북한 군부에서 이 같은 보직을 부여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방송도 정은의 대장 칭호 부여를 주요 뉴스로 취급했다.
BBC는 노동당 대표자회 직전이자 북한에서 또 다른 권력 세습이 진행되고 있다는 루머가 나오는 시점에서 이 같은 움직임이 나왔다고 주목했다.
미국 CNN 방송은 대장 칭호 부여 소식과 함께 북한에 대한 질문.답변(Q&A) 기사를 게재하는 등 집중 조명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경희, 김정은, 최룡해 등 6명에게 대장의 군사칭호를 올려준다"고 28일 새벽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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