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캐피탈 코웨이ㆍ씽크빅株 전량매각… 케미칼도?

2010-08-20 12:35

(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웅진캐피탈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인수 승인을 얻은 서울저축은행 유상증자를 앞두고 장기 보유해 온 계열사 웅진코웨이ㆍ웅진씽크빅 주식을 모두 매도해, 남은 웅진케미칼 지분도 내다팔지 주목된다.

50억원 수준인 웅진캐피탈 유동자산 규모를 감안할 때 1000억원을 상회하는 유상증자 자금 마련을 위해 투자자산을 서둘러 현금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웅진그룹 산하 투자자문업체 웅진캐피탈은 전날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열사인 웅진코웨이(40만주ㆍ0.52%)ㆍ웅진씽크빅(35만주ㆍ1.39%) 지분 전량을 각각 시간외ㆍ장내 매도했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매도액은 웅진코웨이(158억6000만원)와 웅진씽크빅(83억8200만원)을 합쳐 242억4200만원으로 추산된다.

2006~2007년에 걸쳐 사들인 두 종목 취득원가가 모두 178억6100만원(웅진코웨이 100억6700만원ㆍ웅진씽크빅 77억9300만원)인 만큼 매도차액은 63억원 이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18일 정례회의에서 웅진캐피탈 계열 특수목적회사(SPC) 웅진금융제2유한회사에 대해 서울저축은행 지분 67.83%를 취득하기 위한 11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승인했다.

이 SPC는 웅진캐피탈 산하 사모펀드(PEF) 웅진금융파트너스사모투자전문회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웅진캐피탈은 웅진코웨이ㆍ웅진씽크빅 주식을 팔아서 얻은 자금을 이 사모펀드 출자약정금을 충당하는 데 쓸 계획이다. 이 회사 유동자산은 2009 회계연도 말(2010년 3월 31일) 현재 50억7600만원이다.

이번 매도로 웅진캐피탈이 보유한 상장 계열사 주식은 웅진케미칼(1513만주ㆍ3.19%)만 남았다.

이 웅진케미칼 지분가치는 전날 종가 기준 194억5200만원이다. 이를 웅진코웨이ㆍ웅진씽크빅 매도액과 합친 금액은 436억9400만원에 달한다. 웅진캐피탈은 웅진케미칼 주식 45.24%를 보유한 최대주주 웅진코웨이에 이어 2008년 1월부터 2대주주 자리를 지켜 왔다.

증권가는 웅진케미칼 지분 3% 이상을 보유한 웅진캐피탈이 이 물량을 시장에 내놓을 경우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웅진캐피탈이 보유한 웅진케미칼 지분가치는 200억원 미만이지만 주요주주로부터 매물출회는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웅진캐피탈은 웅진코웨이와 웅진씽크빅 주식을 매도한 자금만으로도 사모펀드 출자약정금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만큼 단기간에 웅진케미칼 지분을 내놓을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사업을 확장할 경우에는 웅진케미칼 주식을 매도할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 검토조차 된 바 없다"며 "그룹 오너인 윤석금 회장도 단기간에 여러 차례로 나눠 계열사 주식을 매도해 투자자를 불안하게 만든다면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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