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7공주'의 위험한 유혹

2010-07-23 15:43

(아주경제 심재진 기자) '7공주, 4대천황, 7공자…'

투자자문사 선호종목을 두고 이런 단어들이 나돈다. 자문사연계형 랩(자문형 랩)이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언론에서는 자문사들이 많이 추천하는 종목을 두고 이들 용어를 만들어냈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자문형 랩은 가장 '핫'한 상품으로 손 꼽힌다. 자문형 랩은 사모펀드 형식으로 소수의 특정자금을 외부 자문사의 의견을 받아 10여개 종목 위주로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자문형랩은 최근 들어 기대 이상의 수익을 내면서 자산가들의 가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렇다보니 소위 '잘 나간다는' 자문사들의 경우 증권가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투자자들 사이에는 이런 열기를 두고 '언론이 만들고 투자자가 따라나선 과열'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짙다.

자문형 랩은 펀드보다 시장대응력이 뛰어나면서 절대 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단기 고수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성과보수 체계이기 때문에 펀드보다 고비용이 드는 만큼 리스크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일반투자자가 이들 관심 종목에 대한 '묻지마 식' 투자심리를 강화할 경우 과열로 이어져 차후에 속빈 강정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이다.

한 투자자는 "언론에서 '7공주' 등의 정보를 흘림으로써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 아니냐"는 비난섞인 말을 하기도 했다. '자문사 7공주'의 경우 자문사가 적극적으로 사들이자마자 관련 기업 주가가 오르는 것을 두고 생겨난 말인데다, 자문사들이 주력했던 타겟 그룹이 바뀌기가 무섭게 언론이 신조어를 양산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펀드에 질려버린 자산가들의 '자문형 랩'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7공주'와 같은 신조어 양산으로 투자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또한 투자자들도 유행을 좇아 투자할 때에는 반드시 그 위험성을 인지해야할 것이다. 3년전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주식형 펀드'가 과연 지금은 어떤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는 과열에 대한 위험성을 이미 겪어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jjs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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