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일방적 계약해지는 '불공정'
(아주경제 최용선 기자) 다단계·방문판매 업체가 합당한 사유없이 판매원과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해석이 나왔다.
최근 서울고등법원이 화장품 방문판매업체 M사의 재판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에 법률적 해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법원은 "회사가 판매원 약관에 특별한 해지사유 없이도 '회사는 30일 전의 서면 통지를 통해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수 있다'고 한 판매원의 약관은 판매원들의 오랜 노력의 결과를 한순간에 무위로 돌릴 수 있는 내용이므로 지나치게 불공정해 무효로 봐야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의를 했다.
이에 공정위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로 해석해 법원 측에 답변했다.
공정위가 해석한 법률은 '제6조(일반원칙)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약관조항은 무효'라는 조항이다. 이 중 '공정을 잃은'부분에 대해 법률에서는 '고객에 대해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을 명시하고 있다.
또 '제9조(계약의 해제·해지)'에서 '사업자에게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지 않은 해제·해지권을 부여하거나 법률의 규정에 의한 해제·해지권의 행사요건을 완화해 고객에 대해 부당하게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는 조항은 무효로 한다'는 부분도 공정위는 지적했다.
공정위는 "존속 기간이 정해진 계속적 계약관계에서는 당사자간의 신뢰관계의 파괴, 부득이한 사유의 발생, 채무불이행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계약을 임의로 해지할수 없음이 원칙"이라며 "존속 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라도, 특별한 사정없이 사업자의 필요에 의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고객에 대해 부당하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공정위는 "더군다나 당해 약관조항은 사업자에게만 해지권을 부여하고 판매원에게는 해지권을 부여하지 않고 있어서, 사업자에게만 유리하고 고객에 대해서는 불리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약관법의 위반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조항이 아닌 약관 전체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며 "약관의 다른 규정에, 해지시 판매원의 손해를 보상하는 등의 보호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다르게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제했다.
한편 지난해 4월 M사 판매원 19명은 전 대표이사 황 모씨가 부당해고 됐다며 회사측에 강한 건의를 하다가 강제 해지된 바 있다. 당시 판매원들은 '부당 계약해지에 의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고, 총 58억5000만원을 M사 측에 배상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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