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컨테이너선 발주 랠리?
(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올해 컨테이너선 발주는 없을 것이라던 시장의 예상을 뒤엎으며 해외 선사들이 컨테이너선 발주를 시작했다. 국내 조선업체들도 연이은 수주 낭보를 알리고 있다.
하지만 국내 해운업체들의 발주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아직 완전한 경기 회복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일 대만 에버그린사로부터 80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의 수주 소식을 알렸다. 한국 조선업체가 컨테이너선을 수주한 건 지난 2008년 7월 이후로 만2년만이다.
이어 대우조선해양이 싱가포르 NOL사로부터 84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을 수주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STX조선해양도 내달 초 대만 에버그린사와 8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의 건조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컨테이너 운임지수도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컨테이너 운임지수는 지난해 11월 최저점(329.4)를 찍은 후 꾸준히 올라 최근 661.2까지 올랐다.
컨테이너선의 발주 운임지수 상승은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경기 회복의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경기가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하고 있다.
그렇지만 국내 해운업계는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고 있다. 남유럽발 경제 위기 등 경기 불안의 요소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글로벌 경영 위기로 인도를 연기했던 선박들의 인도가 이뤄지고 있다.
경기 회복이 기대에 못 미치고 컨테이너선 공급은 수요를 앞지를 경우, 운임은 떨어질 것이고 각 선사들은 또 다시 제 살을 깎는 생존 경쟁에 돌입해야 한다.
특히 최근 발주되고 있는 선박들이 인도되는 2014년의 경제 상황은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불확실하다.
글로벌 경영 위기로 사상 최악의 고비를 넘겨야 했던 해운업체들서는 현재 상황만으로 선대 확대를 결정할 수 없는 것이다.
오히려 지난 글로벌 경제 위기 때 겪었던 어려움을 교훈 삼아 시황 변동에 탄력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데 힘쓰는 게 나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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