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국제금융포럼] 세계 경제지도 재편…亞 자산거품 우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아주경제신문이 주최하는 '2010 국제금융포럼'이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화려하게 개막했다.
이날 행사에는 10여명의 국내외 경제 석학들이 연사로 나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세계 경제 현황을 진단하고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수비르 랄 국제통화기금(IMF) 한국담당 과장은 아시아 지역에서 자산거품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을 언급하며 인플레이션 조기 차단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랄 과장은 "아시아가 글로벌 경제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많은 아시아 국가들의 산출격차가 빠른 속도로 좁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출격차란 명목 국내총생산(GDP)과 잠재 GDP의 차이를 의미한다. 산출격차가 좁혀지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자산가치에 거품이 낄 수 있다.
랄 과장은 "대규모 자본 유입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유의하면서 자산가치 동향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불거진 유럽발 재정위기에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위기가 현지 금융기관이나 미국 등 기타 지역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랄 과장은 중국 정부의 위안화 절상 방침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위안화 절상은 중국 내 소비 진작을 촉진해 중국은 물론 세계 경제의 균형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중 수출 규모가 큰 한국 경제도 위안화 환율의 유연성이 높아지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들었다는 데 공감했다. 다만 회복 속도는 국가별로 차이가 있어 국제 공조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니콜라스 콴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아시아리서치 헤드는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서로 다른 정책을 추진하면서 지역별 불균형이 강화되고 있다"며 "이는 세계 경제의 질서를 뒤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에 개최된 주요 8개국(G8) 회의는 경제 선진국들의 잔치였지만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G20 회의는 다양한 특성을 가진 국가들이 참여하게 됐다"며 "세계 금융시장의 역학구도도 신흥국으로 급격히 넘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국가별로 경제 회복 속도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한국의 경우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점쳐지고 있지만 미국과 일본, 중국 등은 당분간 출구전략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 원장은 "선진국의 경우 실업률이 치솟으면서 소비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재정 긴축을 통한 출구전략을 펼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찬 행사에 참석한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외환건전성 강화를 위한 추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진 위원장은 "국내 금융기관의 외환부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올 하반기 규제 개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금융기관들은 이번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10여년 전 외환위기 때처럼 취약성을 노출했다"며 "외환부문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필요한 규제는 강화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걷어낼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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