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감시기 놓고 거듭 난항

2009-09-02 14:53

정기국회 이틀째인 2일에도 국회는 '개점휴업'상태를 이어갔다. 국정감사 시기를 놓고 여야간의 현격한 입장차를 보이며 의사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더욱이 한나라당은 오는 4∼5일 의원 연찬회를, 민주당은 3일 의원 워크숍을 열어 정기국회 전략을 논의한다는 방침이어서 난항은 당분간 거듭될 예정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와 상임위별 국정감사가 진행되며 현재 계류 중인 각종 민생법안과 새해 예산안이 심의, 처리될 예정이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정치개혁과 정치 선진화를 강조한 만큼 선거제도 및 행정구역 개편, 나아가 개헌 문제도 함께 다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여야는 이날도 원내 수석부대표 접촉 등을 통해 의사일정 합의를 위한 조율을 시도했으나 국감 시기를 둘러싼 의견차를 줄이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재보선을 고려해 오는 10일 국감을 시작해 재보선 전에 마무리짓는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 및 예산 결산의 진행을 위해 9월 국감은 물리적으로 어렵다며 추석연휴 이후인 다음달 5일을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야당은 법대로 국회운영을 하는데 노력해야 하며, 그래야 국민으로부터 평가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국회 권위를 스스로 훼손하는 거리정치에서 벗어나 헌법기관으로서의 품위를 찾고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산더미처럼 쌓인 법안과 민생현안 처리에 시급히 임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정부여당이 민생문제보다는 정치현안과 함께 경우에 따라 논쟁 시간이 많이 소요될 대형 문제들을 정기국회 벽두에 내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시기는 준비기간 등을 놓고 봤을 때도 물리적으로 어렵지 않느냐"며 "정말 그날 (국감을) 하려고 하는 말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기국회 개회 이전까지 심의가 완료돼야 하는 전년도 결산안을 비롯해 국회에 계류중인 각종 민생법안 등의 처리가 지연되는 등 국회 공전 상태로 인해 빚어질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 이윤성 국회부의장은 "지금 당내에서 초지일관 밀어붙이면서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하는데, 정치관계가 다 그렇게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탄력 있는 국회 운영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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