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한-EU FTA, 협상타결 기대"

2009-07-08 19:20

올해 7·8월중 최종합의 예상…관세환급 문제 여전히 걸림돌

■G8회의 참석 유럽순방

지난 3월 서울에서 결렬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의 금년 7~8월 타결 가능성에 파란불이 켜지고 있다.  

폴란드, 이탈리아, 스웨덴 등 유럽 3개국 순방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8일(한국시각) 한-EU FTA 타결과 관련, “몇몇 개별 국가의 의견을 종합하는 일만 남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 “한-EU FTA 타결 기대”

폴란드를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유럽 유력 뉴스전문채널 ‘유로뉴스(Euro News)’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가능하면 7, 8월 중 최종합의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EU FTA 체결 시 한국 자동차가 유럽 자동차를 밀어낼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도 유럽 자동차 시장을 안심시켰다. 그는 “한국차는 값싼 차가 아니며 가격 면에서 유럽차와 비슷하고 가격으로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아울러 “요즘 한국에 유럽차들이 많이 들어와 있는데 FTA가 체결되면 한국의 유럽차 수입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보면 한, EU 양쪽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에 따르면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각국 정상들이 보호주의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G20를 통해 자유무역을 지켜야 경제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협상이 이미 사실상 합의 직전 단계이기에 관세환급 등에 대한 EU집행위 내부의 합의가 조만간 도출되면 곧바로 타결선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우리 측은 현재 한-EU FTA 타결을 목표로 EU측과 최종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EU측 회의가 회원국들을 접촉해 각 나라의 최종 입장을 타진하고 있다”며 “현재 일부 국가가 완전히 동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지속적인 설득과 설명과정이 병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세환급, 이번에도 ‘걸림돌’ 되나

하지만 관세환급 문제는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막판 쟁점인 관세환급은 원자재나 부품을 수입해 완성품을 수출할 경우 해당 원자재에 대한 수입관세를 돌려주는 제도를 말한다.

원자재 수입과 공산품 수출 비율이 높은 한국은 이 제도의 허용을 원하지만 EU 소속국가들은 대부분 꺼리는 상태다.

이 대통령이 방문 중인 폴란드와 이탈리아도 현재 관세환급 등의 문제를 놓고 FTA에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도 막판 집중설득을 위해 방문국으로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묘한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앞서 EU통상정책 최고 책임자인 캐서린 애쉬튼 EU통상담당 집행위원도 지난달 30일 “한국과의 FTA를 마무리 짓기 위한 협상이 매우 많이 진전됐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그가 이 문제와 관련해 공식적인 발언을 피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이 대통령 순방과 더불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도 좋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미국처럼 한 국가와 협상을 하는 것이면 벌써 타결됐겠지만 EU는 여러 국가가 참여하고 있어 이해관계 조정이 어렵다”며 “우리로서는 EU집행위의 협의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북문제, "대화병행할 것"

이밖에도 이 대통령은 대북문제와 관련해서는 강경기조를 유지하되 대화는 병행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북핵문제와 관련 "북한이 만드는 대량살상무기가 다른 국가에 전수되고, 또 핵물질이 넘어가게 되면 핵보유 유혹을 받는 나라가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UN 제재와 같은 국제 공조를 통해 북한이 적극적으로 대화에 응하도록 하고 있다"며 "제재의 목표는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와 대화를 하도록 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중국, 러시아가 굳건하게 보조를 맞추면 북한을 대화테이블에 불러낼 수 있다고 본다"며 "유럽 역시 전통적으로 북한과 대화를 해왔으므로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갖고 영향력을 행사했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아주경제=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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