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비중 높은 술·담배 증세 논란
조세硏, 가격연동제 도입 주장… 개별 소비세 신설
대규모 감세와 경기 침체로 인해 세수가 부족해진 정부가 서민들의 소비 비중이 높은 술, 담배 등의 세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특정 품목의 개별소비세(옛 특별소비세)를 신설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연구용역을 받은 한국조세연구원은 8일 '외부불경제 품목 소비억제를 위한 정책 개편방안' 정책토론회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담배와 술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매우 크므로 이들 품목의 소비세를 높여 소비를 줄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이 추산한 음주와 흡연으로 인한 직간접 사회적비용은 가정폭력, 조기사망, 진료비, 질병, 화재 등을 합쳐 총 24조6235억원에 달한다.
정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건강위해 폼목의 소비와 생산이 감소하고 건강증진관련 품목의 소비와 생산이 증가하도록 유인하는 거강 친화적 조세체계를 설계하는 것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명재 한국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또 "담배와 주류에 대해 현행처럼 종량세 체계로 두면 세액이 고정돼 있어 물가상승에 따라 세부담이 감소되는 문제가 생긴다"며 "물가에 따른 가격연동제의 도입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연구결과 발표는 정부가 법인세와 소득세 등 주요 세금에 대한 감세정책을 고수하면서 그 빈 곳을 서민들이 주로 소비하는 소주 맥주 담배 등의 세금 인상을 통해 메우려는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연구원 역시 "고세율-고가격 정책기조를 가져갈 때 외부불경제 축소를 빌미로 세수증대를 도모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제기될 수 있"다고 인정하는 가 하면 "주류와 담배는 단기적으로 가격탄력성이 낮기 때문에 단기적인 소비억제 효과는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가격탄력성이 낮으면 그만큼 건강 증진보다는 단기적인 세수입 증대 효과만 커지게 된다.
감세와 경기침체로 세수입 부족을 겪은 상황에서 이를 보충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그동안 다각도로 진행돼 왔다.
앞서 정부는 전세보증금에 대한 과세를 8년만에 부활시키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몰이 도래하는 비과세 감면 제도를 축소하면 결과적으로 증세 효과를 거둘 것이고 필요한 부분은 증세를 통해 저정 균형을 잡아가겠다"고 공공연히 밝힌 상황이다.
오는 9일과 10일에는 한국조세연구원이 관세율 인상 방안과 세출예산과 조세지출의 연계방안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용량 에너지 다소비 품목에 대한 개별소비세 과세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에어컨이나 대형 냉장고, PDP, LCD TV 등이 개별소비세 과세 대상으로 점쳐지고 있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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