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특별기획, 글로벌 톱 리더- 꿈은 이뤄진다) SH공사
은평뉴타운 1지구 6단지 전경. |
서울시 산하 공기업인 SH공사가 출범한 지 올해로 20년을 맞이했다. 1989년 '서울시 도시개발공사'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후 민선4기에 돌입하면서 명칭을 SH공사로 변경했다.
SH공사란 '서울 주택(Seoul Housing)'을 의미한다. SH공사는 지난 20년간 택지와 도시개발, 주택건설, 주거환경개선사업 등을 통해 23개 지구 총 700만㎡를 개발했다. 그동안 공급한 주택만 해도 16만여가구에 달한다.
아울러 도시계획사업 등을 통해 도로개설 등 39개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특히 서울시 산하 공기업 중에서는 최초로 민간 건설사 CEO 출신인 유민근 사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해 최근에는 파격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SH공사는 이번 조직 개편에서 '공기업=철밥통'의 인식을 철저하게 깨는 동시에 혁신을 통한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공기업에서 관행화된 연공서열식 인사 시스템을 거부한 것이다. 임원 및 1급 직원 18명과 2∼3급 93명 간부직을 내부 직위 공모를 통해 능력 위주로 파격 발탁했다. 1급 직위 9개 중 4개자리에 2급을 앉혔고, 2급 직위의 절반에 근무 성적이 우수한 3급을 전진 배치했다. 이번 인사에서 간부 보직을 받지 못한 1급 2명과 2급 7명 등 9명은 팀원으로 밀려났다. 1∼2급 직원이 인사 발령시 직위를 부여받지 못한 것은 SH공사 20년 역사상 처음이다.
SH공사의 인사 혁신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실·본부별 업무 성과에 따라 승진 비율을 차등 적용하는 '본부별 책임 제도'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민간기업 이상의 사내 경쟁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한 것이다.
주택가격의 상승과 전세가 폭등으로 서민 주거안정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자 서울시가 마련한 대안이다. 지난 2007년부터 도입된 시프트는 현재까지 6388가구가 공급됐다. 하지만 처음부터 인기가 높았던 것은 아니다.
당시 다양한 형태의 반값 아파트 등 서민 주거복지를 위한 아이디어가 백출하면서 각각의 실효성 및 실천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뜨거웠던 가운데 서울시의 장기 전세주택 또한 계획대로 보급이 될지, 실익이 있을지의 여부에 대한 의문이 컸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외로 성공적이었다. 서울시가 최초고 공급했던 시프트는 소득제한이 있었음에도 9.2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후로도 매년 최고 경쟁률을 갈아치우며 올해 초 공급된 관악 청광플러스원은 15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상계장암지구 전경. |
거대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한 SH공사는 지난 3월 유민근 사장이 취임 이후 또 다른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유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공기업의 무한한 책임감을 강조하며 임직원에게 공기업의 효율성, 변화와 열정을 주문했다.
유 사장이 추구하는 핵심 목표는 문화, 복지, 환경이 어우러진 주택을 공급해 살고 싶은 서울을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창의와 도전 정신으로 무장한 인재를 적극 육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피력했다.
지금은 창의와 혁신으로 경쟁해야 사회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는 것이 유 사장의 경영 철학이다. 언제나 열정을 갖고 변화를 준비해야 서울시민 모두가 살고 싶은 서울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영마인드는 지금까지 지속해온 SH공사의 갖가지 사업과 연계돼 공기업으로서 한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다. 창의와 놀이의 가상공간인 '창의놀이터'와 '지속창의사이클'을 개발해 인터넷방송국 '시프트TV'를 구축했다.
이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새로운 공기업 경영체제를 구축하는 도전정신의 일환이다. 또한 올해 동영상편집 프로그램인 학습시스템 ‘창의오딧세이’를 개발해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가진 인재가 숨쉴 수 있는 조직문화 만들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 신기술개발은 고객감동으로
변화와 혁신을 기반으로 한 경영전략은 각종 신기술 개발로 연결됐다. 신기술 개발은 원가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와 그에 따른 이득은 고스란히 서울시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품질이 뛰어나면서 저렴한 주거공간을 마련해야 서울시민의 허리띠를 조금이라도 풀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2년여의 연구 끝에 개발에 성공한 무거푸집 기둥공법은 입주자의 불만을 대폭 완화했다. 이 기술로 공기가 단축되는 효과를 거뒀고 아파트의 고질적인 소음민원을 해소했다.
또 폐타이어를 이용한 층간소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원가절감은 물론 친환경 시공이 가능해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이뤘다. 이밖에도 고품질 아파트 건설을 목표로 내진설계 관련 연구가 한창 진행중이다. 현재 SH공사는 여러 분야에서 특허 출원중이다.
신기술 개발과 미래경영은 고객감동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수한 품질과 쾌적한 주거공간을 창출하겠다는 일념으로 아파트건설시 '설계-시공-준공-입주'까지 전 단계를 고객이 직접 참여하는 주부모니터와 프로슈머제도를 시행중이다.
이는 신기술과 신공법을 통한 신제품으로 이어져 원가를 절감한 우수한 품질의 주거공간으로 탄생하고 있다. 또한 ISO 국제품질시스템을 성공적으로 도입해 모든 건설현장에 최적의 품질보증체계를 구축했다.
과감한 변화와 창의는 미래전략사업으로도 이어져 마곡 워터프론트와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동남권유통단지를 건설하며 문정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용산국제업무단지와 은평중심상업지를 개발하고 한강시민공원의 '플로팅 아일랜드'(Floating Island) 조성에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고객의 신뢰와 좋은 평가로 열매를 맺고 있다. SH공사는 과거의 노력과 미래의 창의를 밑거름으로 최고의 공기업이 되기를 염원하고 있다.
유민근 SH공사 사장은 "서울시민 모두가 내 집 마련의 걱정을 덜고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데 공기업으로서 역학과 책임을 다하겠다"며 "바로 이러한 경영전략이 창사 20주년을 맞는 SH공사의 비전이자 각오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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