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의무자 있는 가구라도 위기시 긴급복지 지원
- 이 대통령, 비상경제대책회의서 '현장 행정으로 신빈곤층 해소' 강조
- 지난달 6만가구에 긴급복지 지원 실시
정부는 앞으로 부양의무자가 부양의무를 회피하거나 거부함으로써 발생하는 경제위기 가구에 대해서도 긴급복지 지원을 실시키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안양 소재 보건복지종합상담센터인 129콜센터에서 주재한 비상경제대책회에서 “현장중심의 행정으로 신빈곤층과 복지사각지대를 적극 발굴해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신빈곤층의 사각지대가 많은 것 같다"고 지적하면서 "내가 들은 바로는 한 모녀가 같이 사는데 헌 봉고차가 집에 한 대 있어서 그것 때문에 기초수급대상자가 안된다고 하고, 모자보호법 대상도 안된다고 한다. 봉고차가 10년 이상 지나야 해당이 된다고 하는데 이는 허점이 많은 것"이라며 개선책 마련을 주문했다.
대책회의에서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했던 민생안정지원체계 구축방안의 세부 추진계획과 그동안의 추진실적을 발표했다.
이에따라 복지부는 사실상 부양을 받지 못하고 있거나, 엄격한 부양기준 또는 소극적인 재산 기준탓으로 긴급복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례들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지원기준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나가기로 했다.
긴급복지 지원이란 갑자기 생계 수단을 잃은 가정에 한시적으로 최저생계비(4인가구 기준 132만6609원)를 지원하는 제도이다.
특히 부양의무자가 있더라도 부양거부 및 기피로 인해 위기상황에 처한 가구에 대해서는 우선 긴급복지 자금을 지원하고, 차후에 부양의무자로부터 지원비를 환수하기로 했다.
아울러 복지부가 지난달 1일부터 29일까지 위기가구로부터 긴급복지 지원신청을 접수한 결과, 총 8만5천여건이 접수됐고 이 가운데 약 6만건에 대해서는 지원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득기준 초과, 재산기준 초과, 부양의무자 기준초과, 위기상황 비해당 등의 이유로 1만4천여건은 지원이 거부됐다.
특히 1만4천여건의 미지원 결정 사례 중 부양의무자 기준 초과로 긴급복지자금을 지원받지 못한 사례가 3011건(21%)에 달했다.
이 기간동안 보건복지콜센터의 전화 상담 건수도 전년 동기보다 3배나 증가한 2만5천696건에 달했다.
지역별 신청 비율은 경북 13%, 서울 12%, 부산과 전남이 각각 11% 등의 순으로 높았다.
약 6만 건의 위기가구 지원 사례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민간 후원을 받도록 연계한 사례가 29%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이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10%), 지방자치단체 지원 연계(8%), 사회서비스 일자리 제공(5%), 긴급복지 지원(4%) 등의 순서로 뒤를 따랐다.
특히 긴급복지 지원을 받은 사람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8% 상승한 3천775명에 달했다.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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