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수출 급락, 경기침체 본격화..신빈곤층 확대 우려

2009-02-05 14:34

   
KDI 주요 경제지표
 
기획재정부 그린북, KDI 경제동향 보고서

우리 경제가 내수와 수출의 급락세가 확대되면서 경기침체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5일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경제동향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생산, 내수, 수츨 등 실물지표의 감소세가 악화됨에 따라 경기침체가 심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취업자가 5년2개월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고용시장의 불안은 날로 격화되는 가운데 임시·일용직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아 사회적으로 신빈곤층의 확대도 우려되고 있다.

◆소비 ‘꽁꽁’, 수출`생산`투자 감소 악순환

모든 경제지표가 부정적이고 암울한 가운데 소비관련 지표들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비재판매액지수 증가율은 그 전달인 11월 신용카드 버블이 붕괴됐던 2003년 당시와 비슷한 수준인 -5.9%로 떨어진데 이어 내구재 및 준내구재를 중심으로 크게 감소해 -7.0%를 기록해  1998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특히 백화점의 경우, -11.7%까지 하락해 크게 위축됐으며 대형마트도 -6.9%로 줄어 국민들이 먹거리는 물론 모든 지출을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무점포판매점의 경우, 5.7% 상승해 눈길을 끈다. 경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상품을 구매함에 있어 교통비 등 부차적으로 드는 돈이 없고 저렴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한 인터넷 쇼핑을 선호하는 등 실속을 찾는 구매패턴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관련 재정부는 “고용부진과 부동산가격 하락, 실질임금의 감소, 소득여건 악화 등이 소비심리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1월은 설명절에 따른 판매증가가 개선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나 소비심리 등을 감안할 때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외에도 12월 중 광공업 생산은 사상최저치인 -18.6%를 기록하면서 하락세가 더욱 심화됐으며, 이에 따라 투자도 꽁꽁 얼어 반도체 장비 등 설비투자는 지난해 4분기에 전년동기대비 14.0%, 건설투자는 6.1% 감소했다.

이는 해외경제도 경기침체가 본격화됨에 따라 수출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1월 수출은 216억9000만달러로 사상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수출효자상품이었던 반도체가 -46.6%, 컴퓨터가 -60.4% 등 IT 품목이 크게 떨어진 것에 따라 지난해 11월 -19.5%, 12월 17.9%에 이어 32.8%로 두 자릿수 감소세 중에서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고용불안 ‘심각’, 일용직근로자→신빈곤층 확대 우려
내수가 살아나기 위해선 고용이 안정돼야 하지만 고용시장은 날이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다.

12월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1만2000명 감소해 신용카드 버블붕괴의 충격을 받아 최악의 상황으로 떨어졌던 지난 2003년 10월(-8만6000명) 이후 5년2개월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같은 고용불안은 임시·일용직과 제조업, 건설업에서 특히 심각했다. 임시`일용직은 12월 전년동월비 23만2000명이 줄어 임금근로자가 8만600명 상승하고 상용직은 31만8000명 증가한 것과 큰 대비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임시· 일용직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음으로서 신빈곤층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제조업과 건설업 역시 수출감소와 주택경기 침체 등으로 감소세가 확대돼 12월 전년동월대비 9만9000명, 4만5000명이 각각 하락했다.  또 경기침체로 인해 자영업도 크게 줄어 자영업주 역시 9만3000명이 감소했다.

그러나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고용율이 58.4%를 기록해 전년동월대비 0.7%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특히 사회초년생인 청년(15~29세)들의 일자리는 더욱 사라져 청년실업률이 7.6%로 전년동월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KDI는 “12월 중 노동시장은 취업자가 감소하고 고용률이 하락하는 등 고용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김한나  기자 hanna@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