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톱스타 할리우드를 넘본다.
올해 개봉을 기다리는 국내 톱스타들의 할리우드 진출작.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닌자 어쌔신', '런드리 워리어', 'G. I. 조'.(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
한국영화가 점유율 하락, 수익성ㆍ수출 감소 등 전반적 위기 상황에 빠지면서, 스타급 배우들이 더 넓은 해외시장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아메리칸 드래곤(1997)'과 '찰리의 진실(2002)'로 할리우드 진출 한국 배우 1호라는 타이틀기록을 세운 박중훈, 그로부터 6년 후, 한국을 대표하는 톱스타들이 할리우드에 도전장을 냈다.
가수 겸 연기자 비(본명 정지훈)가 작년 '스피드레이서(감독 워쇼스키)'로 할리우드 입성을 알린 가운데, 두 번째 작품인 '닌자 어쌔신(감독 제임스 맥테이그)'으로 다시 관객들을 찾는다.
또한 올해 이병헌, 장동건, 전지현, 다니엘 헤니 등이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가 국내외에서 대거 개봉을 앞두고 있어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지현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전지현은 '지안나 전(Gianna Jun)'으로 이름을 바꾸고 키타쿠보 히로유키 감독이 만든 동명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영화화한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감독 크리스 나흔)'의 여주인공 일본인 뱀파이어 헌터 '사야'역을 맡았다.
원작은 '공각기동대'의 감독으로 유명한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오시이 마모루가 쓴 소설이다.
전지현이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에서 맡은 사야는 표면적으로는 16살의 연약하게만 보이는 소녀지만, 그 내면은 400년 동안 수많은 고통을 받아온 영혼이다. 인간 아버지와 뱀파이어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수세기 동안 전 세계의 뱀파이어를 제거하기 위해 집착하지만 그러는 동안 그녀는 자신도 다른 뱀파이어들처럼 오로지 피로서만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자각하며 갈등하며 괴로워하는 캐릭터이다.
지금까지 공개된 스틸 컷의 전지현의 사야와 애니메이션 속의 사야. 애니메이션 속의 캐릭터들이 실제 보다 과장된 이미지라도 더욱 어둡고 독기어린 표정이라면 전지현의 사야는 그런 어두운 영웅적 이미지는 덜하다.
애니메이션 사야와 전혀 다른 밝은 이미지를 가진 전지현이 사야의 내면적 갈등과 뱀파이어에 대해서 진화론적 고찰을 하는 연기를 어떻게 소화해낼지 기대된다.
전지현과 함께 앨리슨 밀러, 코유키, 앤드류 플리빈 등이 출연한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는 6월 전 세계에 개봉된다.
◆장동건 '런드리 워리어'
국내 최고의 미남 배우인 장동건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제작 초기부터 국내 및 아시아 영화 팬들 사이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킨 '런드리 워리어(감독 이승무)'가 미국에서 마지막 녹음 작업을 끝냈다. 후반 CG작업도 '액스맨2'의 제이슨 피치오니 지휘 아래 거의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런드리 워리어’는 미국 서부시대를 배경으로 바다를 건너온 동양의 카리스마 넘치는 최고의 무사 ‘양’의 활약을 그린 퓨처리즘 대작 영화로 장동건의 상대역으로는 '슈퍼맨 리턴즈'에서 슈퍼맨의 연인 로이스 레인으로 출연한 케이트 보스워스가 맡았다.
또한 장동건과 보스워스 외에 ‘캐리비안의 해적’과 ‘샤인’의 제프리 러시가 은퇴한 주정뱅이 무사역으로 출연한다.
당초 여주인공 역은 중국 여배우 장쯔이가 캐스팅 됐었으나 다른 촬영 스케줄로 인해 일정이 맞지 않았다.
지난 6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5분짜리 영상이 공개. 독창적이고 동서양을 아우르는 파격적 액션이라는 평을 받으며 그 기대감을 더 높이고 있다.
특히 '런드리 워리어'는 할리우드 마이더스의 손인 '반지의 제왕'의 베리 오스본이 제작자로 '킹콩'으로 아카데미 특수효과상을 수상안 뉴질랜드 웨타 스튜디오의 크리스천 리버스가 참여했다.
할리우드 최강의 스텝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영상, 100% 세트 제작 및 풀 CG작업으로 역동적인 비주얼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름 개봉 예정인 '런드리 워리어'의 확실한 개봉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8월 중 전 세계 동시개봉을 목표를 하고 있다.
◆비 '닌자 어쌔신'
지난해 ‘스피드 레이서’로 할리우드에 입성한 가수 겸 연기자 비의 첫 할리우드 단독 주연작인 ‘닌자 어쌔신’은 ‘브이 포 벤데타’로 전세계 영화 팬들에게 잘 알려진 제임스 맥테이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또한 ‘매트릭스’를 비롯 ‘리쎌웨폰’, ‘다이하드’ 등 앞선 기획력으로 수많은 흥행 대작들을 배출한 조엘 실버와 ‘매트릭스’시리즈를 감독한 워쇼스키 형제가 공동제작자로 참여했다.
특히 ‘닌자 어tO신’은 영국의 ‘더 타임즈’가 지난해 발표한 ‘2009 기대되는 영화 Top50'에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트랜스포머2‘ 등 할리우드 최고 흥행작의 후속편들과 함께 41위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비는 ‘닌자 어쌔신’에서 라이조라는 닌자 역을 열연. 비밀조직 오주누파에 의해 세계 최고 닌자 암살자로 키워지지만, 친구가 조직에게 죽는 장면을 목격한 뒤 복수를 감행한다는 내용이다.
'닌자 어쌔신'의 주연을 맡은 비는 영화 촬영을 위해 8개월 동안 닭 가슴살과 채소만 먹으며, 하루 10시간 이상의 혹독한 트레이닝을 견뎌내 체지방 0%의 군살 없는 근육질 몸매를 만들어 국내 네티즌 사이에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현재 후반 작업에 한창인 '닌자 어쌔신'은 6월 전세계 동시 개봉을 앞두고 이를 위해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 할 예정이다.
◆이병헌 'G.I. 조'
이병헌은 할리우드 두 번째 출연작인 미국 하브로스사의 액션 피겨와 동명 만화, 애니메이션이 원작인 'G.I. 조(감독 스티브 소머즈)'를 들고 관객을 찾아온다.
'G.I. 조'는 미국특수부대 G.I 조와 테러리스트 집단인 코브라 군단의 대결을 그린 내용이다.
이병헌은 코브라 군단 소속의 주조연급 스톰 새도우 역을 맡아 시에나 밀러, 데니스 퀘이드, 채닝 테이텀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병헌이 맡은 스톰 새도우는 특수부대 G.I 조 소속의 스네이크 아이의 숙적으로 처음에는 피를 나눈 형제처럼 자라지만 나중에는 그에 맞서게 되는 닌자 캐릭터이다.
어두운 과거를 지니고 베일에 휩싸여 있는 스톰 새도우는 원작에서도 꽤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이병헌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될지 기대가 높다.
할리우드 거대 배급사인 파라마운트의 ‘2009 라인업’에 발탁될 정도로 주목받는 'G.I. 조'는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에서만 1억 명 이상이 시청한 애리조나와 NFL 피츠버그와의 슈퍼볼 경기 도중 TV 스팟 광고로 영상을 최초 공개하는 등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 이병헌은 할리우드 첫 출연작인 ‘나는 비와 함께 간다’(감독 트란 안 홍) 역시 최근 개봉시기가 확정 되면서 올해 두 편의 할리우드 영화로 신고식을 연이어 치른다.
'G.I. 조'는 8월 7일 미국에서 개봉을 앞두고 이다.
이들 4명 외에도 '엑스맨'의 스핀오프격인 '울버린'에 웨폰X 프로그램의 멤버 중 한명인 에이전트 제로 역으로 다니엘 헤니가 등장, 5월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독립영화 쪽으로 눈을 돌린 송혜교 주연의 '페티쉬'와 강혜정 주연의 '웨딩 펠리스' 역시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한편 ‘미쳤어’ 의자춤으로 2008년을 국내 가요계를 뜨겁게 달군 섹시스타 손담비와 가수 배슬기도 각각 영화 ‘하이프네이션’, ‘파이널’에 캐스팅 돼 할리우드 데뷔를 앞두고 있다.
아직까지 연기력이나 언어 문제 등의 많은 과제들을 남기고 있지만 국내에만 안주하는 것보다 할리우드 도전을 통해 ‘월드스타’로 급부상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인동민 기자 idm8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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