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뉴 강남시대 열어

2008-11-18 19:59

삼성전자 본사가 태평로시대를 접고, 17일 서초동 삼성타운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의 심장부가 지난 32년동안 머물렀던 강북을 떠나 새로운 강남시대를 연 셈이다.

서초동 삼성타운은 A(34층), B(32층), C동(43층)으로 삼성전자는 C동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코닝정밀유리, 사장단협의회, 업무지원실 등과 함게 입주했다.

   
 
 

A동은 삼성중공업,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에버랜드, 삼성테크윈, 삼성토탈 등이 들어섰고, B동은 삼성물산 건설∙상사부문이 이미 올 초에 둥지를 틀었다.

삼성전자가 떠난 태평로 빌딩은 약 6개월간의 리모델링 작업을 거쳐 내년 4, 5월경부터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금융계열사들이 사용한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은 제조업 중심의 강남, 금융업 중심의 강북으로 이원화 체제를 맞게 됐다.

삼성그룹의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입주한 C동은 소통과 창조를 염두에 두고 지어졌다.

무엇보다 좌석배열이 확 바뀌었고, 사무실 내에서도 층간 이동이 가능하게 내부 계단을 설치했다.

태평로 사옥은 상급자가 하급자 뒷편에 앉고 직급별로 일직선으로 앉는 이른 바 종대(縱隊)형 배치였다.

그러나 서초동 삼성타운은 관련업무를 맡는 4인이 하나의 셀을 구성하는 셀(Cell, 벌집의 봉방)형으로 좌석이 배치됐다.

또 셀과 셀 사이는 칸막이를 두어 각 셀의 독립 공간을 보장했고, 셀의 한 가운데는 회의를 할 수 있는 탁자를 둬 4인이 언제든지 머리를 맞댈 수 있게했다.

아울러 층간의 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사무실 한 가운데에 위∙아래층을 연결하는 내부계단을 마련, 엘리베이터나 복도에 있는 중앙계단을 이용하지 않고도 층간 이동이 가능해졌다.

직원들의 근무복장도 영업이나 고객접점 관련부서 근무자들을 제외하고는 ‘비즈니스 캐주얼(Business Casual)’로 자율화 했다.

창조경영 실천에 필요한 창의적인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개개인의 창의와 다양성이 보다 자연스럽게 발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2년간의 강북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강남시대를 열면서 조직문화도 창조경영에 맞추기 위해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은 지난 7년동안 끌어온 이건희 전 회장의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증여 및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 혐의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올 12월 이후 조직분위기 쇄신차원에서 대대적인 인사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사장단을 포함한 전면적인 인사개편이 이뤄질 내년초부터 본격적인 뉴삼성 시대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재붕기자 pj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