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1대책 "실효성 미흡"…업계 보완 요구 잇달아
건설업계에 대한 유동성 지원 방안이 담긴 '10ㆍ21대책'이 발표됐지만 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잇달아 추가 보완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중소건설사들의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는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번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유효수요를 창출하고 금융지원 조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추가대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했다.
김영수 주건협 회장은 "이번 대책은 오히려 업계의 유동성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며 "단지 건설업계의 유동성 위기가 금융권에 파급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일축했다.
주건협은 특히 계약금 10%를 포기하는 조건으로 한국토지공사가 건설사들에 분양한 공동택지를 되사들이는 방안의 경우 업체들의 빚만 늘릴 뿐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계약금은 물론 중도금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대출을 통해 조달하고 있는 게 업계의 실정이라는 것이다.
우교순 주건협 서울시지회장은 "한국토지공사의 택지 환매 방안은 건설사로서는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손실을 볼 게 뻔한데 누가 환매에 나서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건협은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 위약금 없이 이미 납부한 토지대금을 전액 환급하고 택지 분양 때부터 실제 택지 사용시점까지 중도금 납부를 유예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밖에 주건협은 수요 진작을 위해 일시적 2주택 중복 보유허용기간을 3년까지 늘리고 투기지역 해제요건을 조속히 완화해 강남 3구를 제외한 수도권 전 지역을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의 보완대책 요구는 대책 발표 직후부터 나왔다. 주건협과 대한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등 건설 3단체는 전날 10ㆍ21 대책이 최근 위기 상황에서 실현가능한 구체적 방안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대책 집행과정에서 보완 및 추가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설 3단체는 무엇보다 정부가 시중은행으로 하여금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대출 만기를 연장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사들의 부채비율이 환란 당시인 지난 1997년 570%에서 2006년 150%로 개선된 만큼 만기 연장 여지가 충분하다는 논리에서다.
또 건설시장의 65%를 200대 기업이 점유하고 있는 만큼 브리지론의 보증 범위도 대기업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증한도액 역시 1사당 70억원에서 연 매출액의 4분의 1범위로 늘리고 보증기관도 신용보증기금뿐 아니라 대한주택보증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요구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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