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키코(KIKO)' 피해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총액한도대출 규모를 9조원으로 확대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총액한도대출 규모를 종전의 6조5000억원에서 9조원으로 2조5000억원 증액하고 이를 내달 3일부터 적용키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금통위가 총액한도대출 규모를 확대한 것은 9.11테러가 발생했던 지난 2001년 10월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그동안 총액한도대출 규모는 1997년 2월 3조6000억원, 1998년 9월 7조6000억원, 2001년 1월 9조6000억원, 2001년 10월 11조6000억원(911 테러)으로 확대됐다가 2002년 10월 9조6000억원, 2007년 1월 8조원, 2007년 7월 6조5000억원 등으로 계속 줄었다.

금융기관별 총액한도는 기존의 1조5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늘리고, 지역본부별 총액한도(4조9000억원)는 현 수준을 유지키로 했다.

다만 금융기관별 한도 2조5000억원 중 1조5000억원은 기존지원대상자금 취급실적을 고려해 즉시 배정하고 나머지 1조원은 지원이 긴요한 부문에 대한 금융기관의 자금운용 실적을 반영해 배정할 계획이다.

금통위는 또 금융경제 상황에 맞춰 총액한도대출 지원대상을 기존의 금융기관별 한도 지원대상자금(현재 기업구매자금대출, 전자방식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및 무역금융)에 한은 총재가 정하는 금융기관 자금운용 실적을 포함하기로 했다.

한은 관계자는 "그동안 특정 기업 등에 중앙은행이 지원하는 방식은 가능한 한 자제한다는 것이 한은의 기본적 방침이지만 경제가 워낙 비상 상황이어서 총액한도대출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총액한도대출은 한은이 총액한도를 정해놓고 은행별로 중소기업 지원 실적에 연계해 시장금리보다 훨씬 낮은 금리로 자금을 배정해 주는 제도로, 현재 연 3.25%의 금리가 적용된다.

한은은 경기상황 등을 고려해 중소기업 자금난이 심할 경우 이 한도를 증액하고 반대로 경기가 호전돼 시중유동성이 증가하면 한도를 축소하는 정책을 펴 왔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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