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증시 살리기에 '총력'
고유가와 글로벌 신용위기 여파로 전세계적으로 증시 약세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증시 부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들어 모간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올들어 13% 하락했다. 이는 일본 경제의 거품이 본격적으로 빠졌던 1992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당시 MSCI 아태지수는 23% 하락한 바 있다.
아시아 국가 중 증시 부양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나라는 대만과 베트남. 이들 국가는 연기금을 비롯해 증시안정화기금 등을 통해 수십억달러 규모의 공적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자국 주식을 매입함으로써 지수를 지지할 방침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방식이다.
증시가 약세를 지속하면서 아시아 각국이 증시 부양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사진은 베트남 호치민시의 증권사 객장. |
대만 내각은 가권지수가 5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지난 27일 연기금 등 정부 투자기관이 주식을 매입하고 보유 기간을 늘려줄 것을 요구했으며 증시 부양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재무부와 중앙은행 고위 관리들이 모이는 등 증시 하락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만이 증시안정기금을 투입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대만의 증시안정기금은 5000억대만달러(약 17조원) 규모로 비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증시안정기금 고위 관리들은 오는 7월4일 이사회를 열고 기금 투입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기금 투입이 결정되면 지난 2004년 총통 선거 이후 4년 만에 기금이 투입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베트남도 마찬가지. 베트남 증시 벤치마크인 VN지수는 올들어 70% 가까이 폭락했다.
베트남 당국 역시 증시 안정 기금 설립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증시 상승률을 기록했던 파키스탄 또한 4억4000만달러 규모의 증시안정기금 투입을 고려하고 있다. 파키스탄 증시의 카라치지수는 올들어 30% 하락한 상태다.
신문은 1990년대 초 거품 붕괴 이후 일본 정부가 증시에 개입하고 1990년대말 외환위기를 겪은 홍콩이 시장 안정 조치를 취했다면서 증시 안정을 위한 아시아 국가들의 개입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당국의 시장 개입의 효력은 주가가치에 따라 달라진다고 지적한다.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투자 효과 역시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베어링에셋매니지먼트의 케임 도 자산 부문 책임자는 "공식 개입의 성공 여부는 주가가 얼마나 싼가에 달려 있다"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이하 또는 15배를 넘지 않을 경우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현재 대만증시의 PER는 11배, 파키스탄이 14배, 베트남이 10배를 기록하고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