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곡창지대 생산 부진, 식량위기 심화
2008-06-11 11:39
악천후 등의 영향으로 올해 세계 주요 곡물생산지의 작황이 좋지 않아 식량위기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식량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세계 각지에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지만 주요 곡창지대의 기상 악화로 작황이 좋지 않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경우, 올해 곡물 경작면적이 3억2400만 에이커로 전년 대비 400만 에이커 증가했지만 곡창지대인 인디애나와 일리노이주에 일기불순으로 인한 피해가 극심한 가운데 아이오와와 위스콘신, 미네소타 주가 지난 주 홍수 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미국 내 대두 파종이 지난해에 비해 16% 정도 감소한 상태며 전체 쌀 생산량의 50% 가까이를 생산하는 아칸소 주의 쌀 작황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칸소 쌀재배농협회의 하비 호윙톤은 “현재 상황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쌀을 생산하는 것은 분명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농무부는 전일 옥수수가 이미 무성하게 자라 있어야 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10% 정도는 싹도 나오지 않은 상태를 지적하며 더위에 약한 옥수수가 늦게 자라는 만큼 수확량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해 식량 공급 우려를 더했다.
와코비아의 빌 넬슨 곡무 애널리스트는 전반적으로 파종이 부진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로 인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농무부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셉 글로버도 중간 완충제 역할을 해줄 쿠션이 없어 미국 내 곡물생산량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것에 따른 국제적인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은 국제 옥수수 거래량의 60%, 대두의 3분의 1 정도를 공급하고 있으며 밀과 쌀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25%와 10%에 달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남서부와 남동부 일부를 제외한 광범위한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뭄으로 인해 곡물생산량이 예년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 밀재배농협회의 밥 이플라는 가뭄으로 인해 많은 재배농이 밀을 파종하지도 못한 상태라며 올해 수확량이 예년 평균치를 밑돌고 연 평균 1700만~1800만t에 달했던 수출물량도 500만~1500만t으로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도 곡창지대인 남부지역에 향후 10일간 악천후가 예상됨에 따라 당국이 쌀과 밀 재배농에 가능한 한 빨리 수확에 나설 것을 권고하는 등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NYT는 주요 곡물의 공급량이 10년 이래 최저 수준이라며 기후 조건 악화뿐만 아니라 디젤과 비료 등의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올해 곡물생산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했다.
지난 주 폭우와 홍수로 옥수수 가격은 상품선물 시장에서 1부셸(약 27.2kg)당 6.57 달러까지 올랐다.
일리노이 대학의 에머슨 D. 나프자이거 교수는 곡물 생산은 여전히 날씨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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