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라인 사태로 월가 추가 손실 10조

2008-06-11 10:50
실적에도 직격탄...금융기관 순익 45% 감소할 듯

신용위기 사태의 불씨가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채권보증업계(모노라인) 사태로 미 금융권에 추가로 100억달러(약 10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용위기 직격탄을 맞은 미국 최대 채권보증업체 MBIA와 경쟁업체 암박에 대한 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씨티그룹과 메릴린치, UBS 등 월가 금융기관들이 입을 손실이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 보도했다.

월가 경영진들은 지난 2월과 3월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무디스가 MBIA와 암박에 대한 최고신용등급인 트리플 A를 유지한다고 밝혔을 때 이같은 조치가 몇 개월 더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이같은 기대는 무너졌다.

S&P는 지난 5일 MBIA와 암박파이낸셜의 신용등급을 각각 `AAA`에서 `AA`로 두단계씩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 역시 암박의 신용등급을 'AA'로, MBIA는 'A'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MBIA와 암박이 보증한 채권 규모는 1조달러에 달한다. 최근 모노라인 사태가 전체 금융권에 미칠 영향이 제한될 것이라는 긍정론이 힘을 얻기는 했지만 개별 은행들에 미칠 영향은 상당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월가의 족집게로 불리는 오펜하이머의 메레디스 휘트니 애널리스트는 UBS가 63억달러, 씨티그룹이 48억달러, 메릴린치가 30억달러의 자금을 모노라인에 노출한 것으로 평가했다.

현재 UBS와 씨티그룹, 메릴린치는 모노라인 사태와 관련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같은 모노라인발 악재는 월가 금융기관의 실적에도 결정타를 날리고 있다. 리먼브러더스는 2분기에만 28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상장후 처음 적자로 돌아서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시장조사기관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S&P 500지수에서 금융업종의 주당순이익이 4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4월초 31%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서 10%포인트 이상 늘어난 것이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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