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 신기술 개발 손잡았다
반도체시장의 라이벌 업체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손을 잡았다. 바짝 뒤쫓아 온 일본과 대만 반도체 업체들을 따돌리고 반도체시장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다.
산업자원부와 삼성전자, 하이닉스 그리고 한양대학교는 24일 한양대학교 종합기술원에서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 원천기술 협약식을 가졌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민관이 함께 손잡은 것은 지난 1994년 64메가D램 개발 이후 14년 만이다.
◆ 정부 보유 원천기술 공동구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산자부부가 '차세대 테라비트급(1012bit) 비휘발성메모리사업'을 통해 개발에 성공한 8건의 원천기술 특허를 공동구매키로 합의했다.
특히 삼성과 하이닉스가 구매한 특허는 한양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공동 연구 결과로 차세대 메모리 소자·재료분야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자부는 "이번에 이전된 특허를 통해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핵심 원천기술 특허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고 말했다.
◆ 공동전선 구축해 일본 추격 따돌린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차세대 메모리로 급부상하고 있는 STT램(수직자기형 비휘발성메모리) 개발에 참여하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STT램은 자기적 성질을 이용한 차세대 메모리로 이르면 2012년부터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차세대 반도체에 대한 특허구매와 공동연구개발에 나서는 것은 현재 메모리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양사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일본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다.
실제로 일본 정부와 도시바, NEC, 후지쓰는 2006년부터 수직자기형 비휘발성메모리(STT-MRAM) 개발을 위해 5년간 30억 엔을 투자키로 했으며 2003년에는 히타치와 미쓰비시, 그리고 마쓰시타가 반도체 공동 개발에 합의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도 원천기술과 그에 대한 특허 없이는 시장을 주도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협력체제 구축에 나서게 됐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지난 1993년 이후 줄곧 세계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핵심 소자구조 등 원천기술은 여전히 해외 업체에 의존하고 있으며 매년 수억달러의 특허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이번 민관 합동 프로젝트 진행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먼저 제안해 시행됐다"며 "일본의 추격에 대해 정부 뿐 아니라 기업들의 위기 의식도 크다는 점을 반증한 것"이라고 전했다.
박성욱 하이닉스 부사장은 "차세대 메모리 개발을 위해 정부 및 삼성전자와 협력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 반도체 업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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