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KT 2023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T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적자를 기록한 곳은 283억원의 적자를 낸 'KT 르완다'로 집계됐다. 인공지능(AI) 물류사업을 전개하는 '롤랩'도 상반기 68억원의 적자를 냈다.
KT 르완다는 지난 2013년 이석채 전 KT 회장 시절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아프리카 르완다 정부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1500억원을 투자해 세운 해외 통신사업 법인이다. KT가 지분 51%, 르완다 정부가 지분 49%를 쥐고 있다. 당시 KT는 르완다 전 국토에 LTE망을 까는 조건으로 2038년까지 독점적인 LTE 사업권을 받았다. 지속적인 투자로 2018년 전 국토의 95%를 서비스 범위로 하는 전국망을 완성했다.
하지만 법인 설립 이후 매년 100억~3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하며 KT의 대표적으로 아픈 손가락이 됐다. 특히 올해는 상반기에만 283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적자 폭이 한층 더 커지는 것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KT 르완다의 누적 순손실은 2830억원, 부채 규모는 2902억원으로 회사 자산의 두 배가 넘는 수치가 누적됐다.
AI를 활용한 디지털 물류 기업인 롤랩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 적자를 이어갔다. KT는 구현모 전 KT 대표 재임 시절인 2021년 주총에서 '화물운송업 및 화물운송주선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고 관련 사업을 담당할 롤랩 법인을 설립하는 등 미들마일(중간운송) 사업에 야심차게 진출했다. 하지만 관련 매출 급증에도 불구하고 물류 사업 경쟁 심화로 영업 손실이 확대되는 것을 피하지 못했다.
구 전 대표가 추진한 러시아·베트남 사업도 위험권이다. 적자는 크지 않지만 사업 성장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이 사내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KT 러시아 법인(KT RUS)은 상반기 3억80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이에 앞서 KT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여파로 지난 4월 설립 11개월 차인 러시아 데이터센터 사업 법인을 정리하기도 했다. KT 베트남 사업법인인 KT 베트남 DX는 상반기 약 1억원, KT 헬스케어 베트남은 1억30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업계에선 김 대표의 판단에 따라 이들 적자 법인의 사업 중단과 청산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올해 2분기에만 연결 기준 매출 6조5475억원, 영업이익 5761억원을 낸 KT의 건전한 재무구조를 볼 때 큰 부담은 아니지만, 김 대표가 성장 가능성이 작다고 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대표는 LG CNS 사장으로 재직하던 2017년 거액을 투자해 추진한 은행 ATM 사업부를 과감하게 정리한 바 있다. 대신 핵심 사업인 IT 서비스(SI)와 디지털 전환(DX)에 집중함으로써 매출·영업이익 성장 등 회사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