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베트남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 일제히 판매수수료 '인상'

2025-03-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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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피·틱톡, 잠재력 높은 브랜드와 상품만 남겨 경쟁하겠다는 의지

외국 상품 증가 및 세금 정책도 변화

'품질·브랜드 우수' 한국 기업들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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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소비자들은 주로 쇼피나 틱톡을 통해서 온라인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소비자들은 주로 쇼피나 틱톡을 통해서 온라인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전자상거래업계가 지속적인 발전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5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쇼피, 라자다, 틱톡샵, 티키, 센도)이 일제히 판매수수료를 인상하고 나섰다. 이를 계기로 베트남 전자상거래업계의 판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지 귀추가 주목된다. 

베트남의 양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는 쇼피와 틱톡샵은 오는 4월 1일부터 동시에 수수료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쇼피는 일부 분야 상품에 대한 판매수수료를 기존 4%에서 최대 10%로 늘리고, 틱톡샵도 정품 판매샵에 대해 최대 7.7%의 수수료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판매수수료 인상에 지금까지 '수수료 혜택'을 누려오던 입점업체들은 상당한 부담을 받게 됐다.

다른 전자상거래 플랫폼도 수수료를 인상하고 있다. 쇼피와 틱톡샵에 비해 시장 점유율은 다소 낮은 라자다와 티키 역시 올해 초부터 고정 수수료를 약 4%로 인상했다. 즉 베트남 전자상거래업계가 판매자를 지원하는 '돈 태우기' 단계는 끝났고, 대신 수익을 올리는 전략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베트남상공회의소(VCCI)는 플랫폼과 판매자 간 힘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더 명확한 법적 틀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많은 판매업체들은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떠나거나 가격을 인상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는 플랫폼이 일종의 ‘정리’ 단계를 진행하며 잠재력이 높은 판매자들을 더욱 우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자상거래 솔루션 전문 기업 픽스이콤(FixEcom) 레시중(Le Si Dung) 대표는 광고를 제외하고 쇼피를 통해 판매하는 비용이 최대 15%까지 증가할 수 있다며, 매출 이익률이 20% 수준인 판매업체들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외국 상품의 증가 및 세금 정책 변화도 베트남 전자상거래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큰 변수다. 2024년에는 3억2400만개 이상의 수입 제품이 온라인으로 판매된 가운데 매출액은 14조2000억동(약 8060억원)으로 전년 대비 43%나 급증했다. 향상된 물류 시스템과 정확한 반품 정책 덕분에 베트남 사람들은 해외에서 주문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전자상거래 데이터분석업체 메트릭(Metric)은 해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베트남 국내 기업의 품질 개선 노력을 재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베트남의 세금 정책도 강화됐다. 이를테면 2월 18일부터 소액 수입품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정책이 폐지됐다. 따라서 이제는 판매자들에게 플랫폼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브랜드 웹사이트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판매 채널을 다각화할 필요성이 커졌다. 베트남 하노이 전자제품 판매업체인 민 투안은 "플랫폼에만 의존한다면 효과적으로 경쟁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요인들은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은 더 이상 '저가 경쟁'이 아니며, 정품과 애프터 서비스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금융 투자 기업인 넥스트테크(NextTech) 응우옌호아빈(Nguyen Hoa Binh) 회장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정책은 판매자들에게 정말 가혹하며, 이로 인해 플랫폼에 주는 수수료가 매출의 40%, 심지어 45%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점이 브랜드가 품질, 서비스, 그리고 장기적인 비전에 초점을 맞춰 전략을 조정하게 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 변화는 우수한 품질과 브랜드를 보유한 한국 소비재 기업들에게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산 화장품, 패션, 가전제품은 베트남 고객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한국 소비재 기업들이 베트남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한국 기업들이 공급망을 최적화하고 현지에서의 브랜드 이미지에 한층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과제도 있다.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은 동남아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주요 시장 중 하나이다. 메트릭에 따르면 2024년에는 베트남 5대 플랫폼의 총거래금액(GMV)이 전년비 38% 늘어난 318조9000억동(약 18조1773억원)에 달했다. 주목할 점은 이 수치에 소셜 네트워크(SNS)를 통한 거래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SNS를 제외하더라도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매우 크다는 방증이다. 특히 식품이나 필수품의 온라인 주문이 크게 늘어나는 등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 변화도 두드러졌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 역시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에서의 변화를 성공적으로 공략한다면 베트남 시장으로의 진출 역시 한결 용이해질 전망이다. 베트남 에센셜 오일 브랜드 줄리하우스(Julyhouse) 쩐럼(Tran Lam) 대표는 "온라인은 판매 장소일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채널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온라인 판매가 좋으면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져 오프라인 판매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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