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금융 결산②] 연이은 금융사고에…호실적에도 웃지 못한 금융그룹

2024-12-3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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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 당기순익, 전년 比 각 8~21% 개선 추정

ELS·부당대출·투자손실 등 크고 작은 악재 이어져

쇄신·내부통제 키워드로 각각 조직개편·인사 단행

서울 시내에 설치된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에 설치된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연합뉴스]
주요 금융그룹이 올해도 ‘역대급’ 실적을 거뒀지만 대형 금융사고가 다수 발생하면서 ‘내부통제에 구멍이 뚫린 해’라는 불명예스러운 역사를 남겼다. 이에 따라 주요 금융그룹은 호실적에도 조직을 쇄신하며 조용하게 한해를 마무리했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올해 작년보다 10.0% 확대된 5조951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도 각각 작년보다 8.6%, 11.7% 개선된 4조7421억원, 3조82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그룹 역시 작년보다 21.8% 성장한 3조521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이 예상된다.

이와 같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요 금융그룹은 분위기 쇄신과 내부통제 강화 등을 강조하면서 한해를 마무리했다. 올해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선 연초부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보면서 불완전판매 문제가 불거졌다. 이후 8월에는 우리금융이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46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 의혹에 연루돼 홍역을 앓았다. 10월에는 신한투자증권에서 13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점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공시한 금융사고만 총 53건, 1652억원에 달한다. 금융사고 내용도 횡령, 배임, 사기 등 다양했다. 4분기 들어서도 일부 은행에서 금융사고가 여러 건 적발되는 등 금융사고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금융권은 최근 쇄신, 내부통제 등에 방점을 둔 인사·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우선 5대 은행 중 네 곳에서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됐다. 또 내년부터 유형별 금융사고에 임원급 인사의 책임을 부여한 책무구조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만큼 내부통제 체계를 보다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예컨대 우리은행은 내부통제 측면에서 조직 간 사각지대를 제거하기 위해 담당 임원들로 구성된 협의체도 신설키로 했다.

다만 최근 수년간 금융당국을 필두로 내부통제 고도화를 외쳤지만 여전히 내부통제 실패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금융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내부에서도 올해 내내 제도적 보완과 더불어 조직문화 개혁을 통한 ‘내부통제 내재화’가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여전히 금융사고를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는 경우가 있다”며 “개별 임직원이 나쁜 마음을 먹더라도 시스템으로 이를 예방할 수 있어야 하고, 더 나아가 개인이 악의를 품지 않도록 하는 것도 내부통제의 하나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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