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도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뒤 화재가 나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구조자 2명 외에 탑승객 대부분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여객기는 착륙 직전 무안공항 관제실에서 조류 충돌 경고를 받았고 1분 후에 조난신호인 '메이데이' 선언을 하고 5분 만에 충돌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번 사고가 발생한 무안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현장 수습과 함께 사고 원인 규명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29일 국토교통부와 소방청 등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분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로 착륙을 시도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여객기 기체는 활주로 주변 시설물과 충돌하면서 반파됐고 불길에 휩싸였다.
여객기 기체는 전소됐으며 탑승자 181명 중 구조된 승무원 2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탑승객이 사망한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날 오후 5시 브리핑에서 132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부상자 2명은 모두 승무원이며 각각 목포한국병원과 목포중앙병원으로 이송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황이다. 사고 희생자들은 무안공항 내에 설치된 임시 영안실에 안치됐다.
정부는 이번 참사가 발생한 직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을 가동하고 사고 수습과 지원 등 총력 대응에 나섰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무안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최 권한대행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현장에 설치된 통합지원본부를 통해 피해 수습과 지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중대본을 중심으로 필요한 모든 자원을 투입하겠다"며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유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정부는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해당 항공기가 착륙하기 직전 조류 충돌 주의 경보가 발령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7분께 무안공항 관제탑은 사고기에 조류 활동(조류 충돌)을 경고했고, 이어 1분 후인 8시 58분께 사고기 기장이 메이데이 신호를 보냈다. 이후 사고기는 오전 9시께 당초 착륙해야 하는 방향(01활주로)의 반대 방향인 19활주로를 통해 착륙을 시도했다. 이후 3분 후인 9시 3분께 랜딩기어를 내리지 않은 채 이 활주로에 착륙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사고기에 탑재된 2가지 블랙박스 가운데 비행기록장치를 수거한 상태다. 나머지 음성기록장치는 현장 상황에 따라 추가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세부적인 사고 상황과 원인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최근 발생한 국적 항공사 인명 사고인 2013년 7월 아시아나항공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사고(2명 사망, 181명 부상) 원인 조사 보고서가 나오기까지는 11개월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