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K-등산이 한국 관광의 필수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심과 가까운 곳에서 등산을 즐길 수 있고 장비 대여가 편해 자연스럽게 관광프로그램으로 퍼진 것으로 분석했다.
인스타·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등산'(koreahiking), '서울등산'(seoulhiking) 등으로 검색하면 산의 높이와 정상까지 걸리는 시간, 가는 방법 등이 영어로 정리된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산은 서울 도심에 위치한 산인 아차산, 북악산, 인왕산 등이다. 이 산들은 300m 높이를 갖춘 곳으로 왕복 4시간이면 가벼운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이처럼 한국의 등산이 관광프로그램으로서 주목받은 배경으로는 '서울 도심 등산관광센터'에서 등산용품 대여부터 짐보관서비스, 탈의실 운영은 물론 산행코스 등을 제공한 것이 주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10일 서울시 산하 서울 관광재단에 따르면 '서울 도심 등산관광센터'를 찾은 방문객은 총 4만 명으로 이 중 1만 7600여 명이 외국인이었다고 밝혔다. 방문객 3명 중 1명은 외국인인 셈이다.
2022년 북한산에 처음 문을 연 '서울 도심 등산관광센터' 올해 4월 북악산, 지난달 1일부터 관악산 센터가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각 센터는 인근 산의 특징을 반영해 아이젠, 등산스틱, 우비, 팔토시, 캠핑의자 등 가벼운 산행에 필요한 물품부터 도심 속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시설까지 갖췄다.
관계자는 "올해만 1300여개의 물품이 대여됐다"며 "서울 도심 속 산들은 찾아가기 가깝고 오르기도 쉬워서 '등산 관광'이 트랜드가 됐다"고 밝혔다.
최근 2030세대에서도 등산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7월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전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4 등산 경험 및 국내 등산 문화 관련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0대 이하 연령층에서 등산에 대한 거부감이 낮아지고 SNS 등을 통한 인증 사례가 늘어나는 등 등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만 살펴봐도 등산스타그램이 183만, 등산 초보를 일컫는 등린이도 92만개에 달할 정도로 SNS를 통한 등산 후기와 인증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등산 인구수가 늘면서 산악 사고 구조건수도 늘고 있는 추세다. 소방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산악 사고 구조 인원은 2021년 8348명, 2022년 8706명, 2023년 8113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은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는 자신의 신체 조건에 맞는 길을 선택하고, 홀로 등산길에 오르지 않는 게 좋다고 당부한다.
등산객의 경우 만약 산행 도중 사고가 발생하면 등산로에 설치된 국가지점번호 및 산악위치표지판, 익숙한 지형지물을 확인한 후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또 출동을 기다리는 동안 간이구조구급함에 비치된 비상 의약품으로 응급처치 후 구조대가 올 때까지 침착하게 기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