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더 즐긴다고 할 수 있죠. 어릴 때는 복잡하고, 바쁘게 지냈어요. 지금은 정말 하고 싶은 프로젝트, 연주하고 싶은 오케스트라, 좋은 파트너와 사랑하는 레퍼토리 짜면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해요. 모든 연주를 훨씬 즐기면서 하고 있죠.”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이 이달 한국을 찾는다. 사라 장은 9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 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린 시절과 40대가 된 현재 간 차이를 묻자, 이처럼 말했다.
이러한 그가 이달 서울을 포함해 성남, 울산, 고양, 익산, 청주, 인천, 대구, 경주, 평택, 부산, 광주, 강릉 등 13개 도시의 무대에 오른다. 이번 투어에서는 브람스와 프로코피예프의 작품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꾸린다.
사라 장은 브람스를 “제일 사랑하는 작곡가”라고 했다. “브람스는 너무나 로맨틱한 작곡가다. (연주자에게) 자유를 줄 수 있는 작곡가가 많지 않다. 브람스는 있는 대로 로맨틱할 수 있다. 멜로디가 너무나 아름답다. 브람스는 (곡을) 쓰다가 마음에 안 들면 버렸다고 한다. 그만큼 완벽주의자였다.”
그는 관객들이 즐기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에 한국의 많은 도시를 간다. 처음 가는 도시가 많다.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에 한국 관객들과 즐기면서 투어할 수 있게 돼 큰 영광이다."
한때 1년에 100개 이상의 연주를 하기도 했던 사라 장은 현재는 ‘행복’을 삶의 중심에 둔 생활을 하고 있다. 큰 홀보다는 작더라도 행복을 주는 연주를 우선한다. “바쁘게 달리는 것보다 의미 있는 연주를 하는 게 좋다. 이제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중요하다. 코로나 당시 엄마 생일, 내 생일, 추석, 크리스마스, 새해 등을 처음으로 (가족과) 즐길 수 있었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등 밸런스를 잡고 있다. 완벽하진 않지만, 밸런스를 찾으려고 한다."
신동이었던 사라 장이 이제는 거장이 될 정도로 시간이 흐르면서, 한국의 위상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한국에 처음 온 사람들이 많았다. 당시는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물어보곤 했다. 이제는 많은 이들이 한국의 케이팝, 음식, 드라마, 음악 등을 즐기고 있다. 한국 사람이라는 게 큰 영광이다.”
사라 장의 오랜 음악 파트너인, 피아니스트 훌리오 엘리잘데는 사라 장같은 거장과 대등하게 연주하는 기회는 흔치 않다고 했다. “요즘 바이올린 연주자들은 피아노보다 바이올린이 드러나는 프로그램을 보여준다.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사라 장과 함께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대등하게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가 매우 큰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