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탄핵이 가결되면 우리가 지금껏 숱하게 비판해온 더불어민주당의 겁박정치가 이제 헌법재판소를 향해 갈 것"이라며 "그 무거운 책임을 소수의 헌법재판관들에게 떠넘기지 말고, 우리 집권여당이 오롯이 떠안고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여당 소속 108명 의원 중 105명이 표결에 불참한 끝에 정족수 미달로 자동 폐기됐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윤 대통령 탄핵안에 대해 반대 당론을 마지막까지 관철했다. 아울러 범야권이 발의한 세 번째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재표결 통과 요건인 200표를 2표 차이로 채우지 못하면서 함께 불발됐다.
추 원내대표는 본회의 종료 직후 의총에서 "선배 동료 의원님 여러분,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다"라며 "헌정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 표결이 이뤄진 작금의 상황에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어 "그동안 부족한 저에게 중책을 맡겨주시고, 저를 믿고 따라주신 의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부여해주신 임무를 마지막까지 수행하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지난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당시를 회상한 추 원내대표는 "그날도 이곳 국회 본청 246호였다. 그날 아침부터 온종일 마음이 무거웠던 기억이 선연하다"면서 "그때 우리는 이곳 246호 의총장 안에서 서로 고함 치면서 싸웠다. 그때 우리는 당론을 정하지도 못 했다. 이 고통의 순간을 처음 겪으신 초, 재선 의원님들도, 이 순간을 또 다시 겪어야 하신 우리 3선 이상 의원님들 지금 이 순간 얼마나 고통스러우실지 말로 헤아릴 수 없는 그 심정 모두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록 우리가 (탄핵안 부결) 당론을 정했다고 하지만, 의원 여러분 개개인의 생각이 저마다 다르다는 것을 왜 모르겠는가"라며 "우리가 탄핵만은 막아야 한다고 당론을 모은 것은 헌정질서를 지키고 국민을 지키기 위한 무거운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명백히 잘못됐지만 현 정부 들어 스물다섯 번이나 발의된 민주당의 탄핵 남발도 결코 죄가 가볍지 않다.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것"이라며 "지금 국민들께서 불안해 하고 있다. 국민 불안을 덜려면 작금의 혼란을 질서 있게 수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