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주요 부처 장관들은 예정된 일정을 일제히 취소하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 중이나 향후 정국 혼란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등 국무위원 전원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정부 기능 마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오전 7시 최 부총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은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회의를 열고 현안 대응에 나섰다.
기재부도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경제장관회의 일정을 취소했다. 소상공인 맞춤형 지원 강화 방안 발표도 순연됐다.
계엄 해제 후에도 관가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 부총리 등 국무위원들은 이날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 부총리를 포함한 국무위원 전원이 사표를 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 총리가 만류하는 데도 장관급 줄사퇴가 현실화하면 국가 경제에 부담이 될 게 자명하다. 이와 함께 관가에서는 장관급 인사의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참석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 부총리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은 전날 급히 소집된 국무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문수 고용부 장관과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해당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쟁위원회 정기 회의 참석을 위해 프랑스 파리로 출국한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도 불참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 위원장은 현지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 중이다.
국무회의 참석 여부는 계엄 선포에 동참했는지를 가를 변수라 해당 부처 공무원들로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일부 부처는 '모르쇠' 행태도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날 장관 일정을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부처가 직접 설명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