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의 선행지표인 여행자의 관심과 지출 의향이 장기간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근거리∙단기간∙저비용인 아시아 지역의 관심도는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여행 리서치 전문 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에 따르면, 해외여행의 첫 단계인 여행지에 대한 ‘관심도’가 2023년 초부터 장기간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관심도는 해외여행의 가능성이 가시화된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조치 직후 상승세를 보였으나, 이는 오래 가지 못하고 1년여 만에 대부분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코로나 이전 가보고 싶은 곳 1위를 차지하던 유럽의 고비용 국가들과 접근성이 낮은 남태평양 및 미주의 하락세가 커 지난 3년 중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반면 아시아는 올해 1분기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미세한 하락 가능성을 보였으나, 여전히 극성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관심도 변화 추이를 여행코로나지수(TCI)로 보면 아시아(115)만 코로나 이전을 상회했고, 남태평양(86), 미주(79), 유럽(76)은 모두 코로나 전의 70~80%대에 그쳤다.
컨슈머인사이트는 근거리∙단기간∙저비용을 찾는 여행자의 현실적인 눈높이가 반영됐으며, 그 이면에는 고환율∙고물가∙고비용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여행이 가시화된 2분기에는 단번에 20%대로 상승했고 이듬해 1, 2분기에는 29%까지 상승했다. ‘더 쓸 것’이라는 응답이 ‘덜 쓸 것’의 2배에 달했으나 상승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이후 6분기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고, 올해 4분기에는 다시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지출 의향 하락과 함께 여행비 지출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1회 해외여행의 1인당 지출 금액이 2022년 210만원대(2분기 제외)에서 2023년 180만원대, 올해 170만원대로 하락했다.
해외여행 계획과 경험도 현재 답보 상태다. 올해 1~10월 해외여행 계획률은 47%, 경험률은 36%였다.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2022년 1분기에 비해 계획률은 2.5배, 경험률은 5배가 됐으나, 지난 1년 동안은 제자리다.
다만 아시아의 관심도는 아직 코로나 전보다 높은 상태이며, 실제 여행 점유율도 높아지고 있다. 해외여행이 양적으로 줄지 않는다면 아시아의 몫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컨슈머인사이트 연구원은 “당분간 해외여행은 근거리∙단기간∙저비용 여행지인 아시아 지역 위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이는 침체에 빠진 국내여행에는 큰 기회다. 국내여행도 활성화하고 여행수지의 개선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국내여행의 가심비 수준이 너무 낮고 이를 개선할 여건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관광 적자 대국에서 흑자 대국으로 변모한 일본을 면밀히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라며 “국내관광이 활성화돼야 외국인도 받아들일 여건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