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리치(New Rich)' 고객들은 코로나19를 거치며 빠른 속도로 자산을 축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상자산 투자로 200억원을 번 고객, 회사를 매각해 현금성 자산을 최대 2000억원 지닌 고객, 인플루언서까지 자산을 축적하는 형태는 더 다양해졌습니다."
이한재 신한은행 신한프리미어 패밀리오피스 반포센터 PB(프라이빗 뱅커)팀장은 지난 20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뉴리치 고객의 자산 형성 과정을 이같이 설명했다. 뉴리치 고객 중에는 전통적인 자산 축적 방법인 부동산 중심이 아니라 주식·벤처·가상자산 등 새로운 수단을 활용해 단기간에 부를 이룬 사례가 많다는 의미다.
이 팀장은 뉴리치 고객 특성을 두 가지로 분류했다. 급변하는 자본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해 투자 자산으로 부를 이룬 사람과 사업을 통해 스타트업을 키운 후 매각하거나 인플루언서 활동 등 투자 외적으로 자산을 형성한 사람이다.
특히 자산을 축적한 방식에 따라 이를 관리하는 초점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이 팀장은 "주식이나 가상자산 등 공격적인 전업투자로 부를 이룬 고객은 환 헤지, 이체 한도 확대, 단기 자금 관리 등 투자와 밀접한 서비스를 선호하는 편"이라면서도 "유튜브나 사업처럼 투자 외적으로 부를 이룬 고객은 생업 자체가 바쁘다 보니 간접투자 상품을 통한 자산관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등 비금융 서비스를 주로 이용해왔던 뉴리치 고객이 전통 금융사를 찾는다는 것은 보다 안정적인 자산관리를 받고 싶어하는 니즈가 반영된 경우가 많다. 실제 이들의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도 유사한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그는 "최근 뉴리치 고객들이 전환사채(CB)나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 벤처 투자 성격의 사모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안정성과 수익성이 고루 갖춰져 있고, 벤처투자로 인한 소득공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보니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신한프리미어 패밀리오피스 반포센터는 고객의 다양한 정체성에 맞춰 '파이어족' '투자로 부를 이룬 뉴리치' '영리치클럽' 등 여러 콘셉트로 네트워킹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비금융 서비스 행사 주제도 과거와 달라졌다. 과거에는 부동산, 세무 등 전통 자산가 니즈에 맞춘 서비스였다면 지난해부터는 퍼스널 스타일 진단, 뷰티 세미나 등 새로운 니즈에 맞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트 페어 행사를 통해 반포 주변 2030세대 '뉴리치' 커뮤니티를 구성했다.
이 팀장은 "뉴리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금융서비스가 중요하다"며 "차별화된 서비스란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보다 뉴리치 고객이 원하는 것을 진정성 있게 파악하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