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신 중거리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쏜 이후 전투에서 신형 미사일 시험을 계속할 것을 공언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내년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면서 차기 미국 대통령의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담당 특사로 ‘충성파’ 리처드 그레넬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 임명을 검토 중인 가운데 종전 협상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은 22일(이하 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으로 국방부 고위 관리들, 방산·미사일 개발 대표들을 불러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성공적 발사를 치하하며, 미사일 발사 시험을 계속하겠다고 단언했다. 앞서 러시아는 21일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에 대한 공습 사실을 전하면서 최신 극초음속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인 ‘오레시니크’를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미국 등 서방의 승인을 얻어 에이태큼스(ATACMS), 스톰섀도 등 서방산 미사일로 자국 본토를 타격하자 최신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푸틴은 “오레시니크를 러시아가 가진 정밀 장거리 무기들과 함께 대량으로 적에 사용할 경우 전략 (핵) 무기의 효과와 위력에 필적할 정도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주고받은 미사일 각축전에 대해 “지상의 전선에 눈에 띄는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고, 군사적 목적보다는 정치적 목적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속한 종전을 공언한 트럼프의 취임을 앞두고 협상 주도권을 쥐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미사일을 앞세워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자신이 취임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트럼프는 내년 1월 20일 취임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유예하고 현재 전선을 동결하는 방식으로 종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트럼프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다.
한편 트럼프가 러·우 전쟁 담당 특사 자리를 신설해 외교·안보 분야 책사인 그레넬에게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레넬이 임명된다면 양측의 휴전 협상을 중재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그레넬은 러시아가 자국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땅을 ‘자치구역’으로 만드는 등의 방안을 주장하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