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호선 사당역에서 회현역까지 가는 데 몇 번을 멈췄는지 모르겠다. 난리도 아니었다."
20일 오전 10시경 서울 중구 4호선 회현역 5번 출구에서 나오던 이모씨(26)는 "열차가 오다가 몇 번이나 멈춰서 지각할까 봐 조마조마했다. 결국 10분 정도 늦은 셈이라 지각은 면했지만 아침부터 마음을 졸이다 보니 벌써 지친다"고 했다.
철도노조의 준법투쟁이 나흘째 이어지면서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행하는 수도권 전철 1·3·4호선과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등에서 지연 운행이 두드러졌다.
오전 8시경 1호선 대방역에선 "급한 일정이 있으신 분들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주십시오"라는 안내 방송이 이어졌다.
강남구 개포동에서 중구 시청역 인근으로 출근하는 안모씨는 전날 수인분당선을 기다리나 낭패를 겪어 이날 2호선을 이용했다. 안씨는 "어제 지하철이 늦어 30분이나 지각했다. 원래 수인분당선 왕십리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는데 오늘은 2호선 삼성역까지 버스를 타고 가는 선택을 했다"고 했다.
경의중앙선을 이용하는 A씨는 "일산에서 서울역까지 경의중앙선을 타고 출근한다"며 "오늘은 지하철이 20분이나 늦었다"고 했다.
코레일은 이날 오전 8시 기준 수도권 전철 1·3·4호선과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등을 운행한 수도권 전동열차 288대 중 20분 이상 지연된 열차가 8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는 수도권 전철 1·3·4호선을 서울교통공사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2호선과 5~8호선은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고, 코레일은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경강선, 서해선을 운영한다.
철도노조와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임금 인상·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며 교섭이 결렬되면 ‘동반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준법투쟁'은 쟁의행위인 태업의 일종으로 근로기준법 등 법규가 요구하는 조건대로 행동하거나 시간 외·휴일 근로 거부, 정시퇴근 또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인정된 휴가 단체 사용으로 업무능률을 저하시키는 행위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