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부터 상장사가 전환사채(CB) 콜옵션 행사자를 지정하려면 이를 공시하고 CB 전환가액을 최저한도 이하로 조정(리픽싱)하려면 주주 동의를 받아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정례회의에서 CB 등의 발행·유통 공시 강화, 전환가액 조정 합리화, 전환가액 산정 기준일 명확화 등 내용을 담은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의결하고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만기 전 취득한 CB를 최대주주에게 재매각 후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법 등을 통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만기 전 CB 취득 시에도 주요사항보고서를 통해 취득 사유, 향후 처리방법 등 취득 및 처리계획 관련 정보를 공시하게 했다.
또 CB 발행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해서만 리픽싱 최저한도 예외 적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현행 규정은 시가 변동에 따른 리픽싱 최저한도를 최초 전환가액 70%로 제한하고 예외적으로 70% 미만을 적용하려면 '경영정상화를 위해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기업 주주총회 특별결의 또는 정관을 통하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기업은 불가피한 경우가 아닌 자금조달, 자산매입 등 통상적인 사유로 정관을 이용해 최저한도 제한을 회피해 왔다.
더불어 증자, 주식배당 등으로 전환권 가치가 희석되는 경우 희석효과를 반영한 가액 이상으로만 전환가액 하향 조정을 할 수 있게 했다. 그간 CB 발행기업이 시가변동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과 달리 증자, 주식배당 등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을 이사회 결의로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일부 기업이 전환가액을 과도하게 하향 조정하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밖에 개정된 규정은 발행 직전 주가를 전환가액에 공정하게 반영하도록 사모 CB 등의 전환가액 산정 시 '실제 납입이 이뤄지는 날' 기준시가를 반영하게 했다. 현행 규정은 청약일이 없는 경우에만 납입일 기준 시가를 전환가액 산정에 반영하게 하는데, 일부 기업이 배정자가 정해진 사모 CB의 청약일을 임의로 정해 납입일을 연기하며 시가 반영을 회피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