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 종가 기준(오후 3시 30분) 전날보다 8.8원 오른 1403.5원을 기록했다. 1399.1원에 문을 열었으나 개장 직후 1400원을 넘어선 뒤 줄곧 1400원을 웃돌았다. 원·달러 환율 종가가 14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11월 7일(1401.2원) 이후 2년 만이다.
장중 기준으로는 지난 7일에도 1404.5원까지 오르며 1400원을 넘어선 바 있다. 7일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결정지어진 날이다. 하지만 당시 주간 거래 종가는 1396.6원을 기록했고 야간 거래 종가는 1385.7원으로 더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을 넘어선 건 트럼프 트레이드가 되살아나면서 달러 강세가 뚜렷해진 영향이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나타나며 시황이 부진한 가운데 미국 증시는 트럼프 트레이드를 바탕으로 사상 최고가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와 비교한 달러화지수(DXY)는 105.7까지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1400원대 환율이 트럼프 2기 시대의 '뉴노멀'(새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와 고강도 관세로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감세 연장과 규제 완화 기대로 미국 주식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주식 투자를 위한 환전 수요가 꾸준히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