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과 포괄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서명했다. 러시아와 북한 중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다른 한쪽이 군사 지원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조약의 효력 발생까지 양국 간 비준서 교환 절차만 남은 상황으로,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더 많은 북한군 병력이 파견 가능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타스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은 이날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조약)에 서명했다. 앞서 러시아 하원(국가두마)과 상원은 푸틴이 제출한 이 조약의 비준안을 각각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북한이 공개한 전문에 따르면 이 조약은 총 23개 조항으로 구성된다. 핵심은 제4조다. 어느 일방이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및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해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한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북·러는 조약 비준을 근거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정당화하는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푸틴은 지난 7일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 본회의에서 북한과의 합동 군사훈련 가능성에 대해 “(북·러) 조약에는 상대방이 침략받으면 상호 지원한다는 4조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훈련을 할 수도 있다. 왜 안 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양국의 합동 군사훈련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이터통신은 “북·러 조약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본격적인 침공을 개시한 이후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군사무기 공급, 병력 파견 등 북·러 간 군사협력이 갈수록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