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BOE, 차이나스타(CSOT), CHOT 등 중국 패널 기업들의 올해 4분기 LCD 공장 가동률은 78%로, 전분기 대비 7%포인트(p) 하락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중국 패널 제조업체들이 10월 초 국경절을 맞아 평소와 달리 장기간 공장 가동을 중단하며 공급을 조절했다"고 분석했다. 통상 국경절 기간 공장 가동을 1~2일 멈췄던 반면 올해는 1~2주 동안 멈춘 것이다.
이는 중국 패널 업체들이 가격 협상 우위권을 가져가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LCD TV 패널 시장을 장악한 중국 기업들은 LCD 가격이 올해 중순 최고점을 찍고 떨어지자 공장 가동률을 낮추며 가격이 더 이상 하락하는 것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9월 DSCC는 LCD TV 패널 가격의 하락세가 11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지만, 중국 기업들의 전략으로 가격 안정세가 향후 3개월간 지속될 것으로 조정했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에도 HE사업본부의 매출이 3분기까지 분기당 3조원대를 기록하다가 4분기 4조원대로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한 바 있다. 올해도 TV 재료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LCD 패널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7.3% 줄어든 494억원에 그치는 등 '상고하저'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4분기에는 더 낮은 영업이익이 전망되고 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의 4분기 실적 전망을 두고 "세트 수요의 불확실성과 LCD 패널 가격 변동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물류비 증가와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 등도 국내 TV 기업들의 수익성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TV사업이 4분기 판매 성수기 진입으로 수요 회복을 기대하면서도, 업체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중저가 시장 수요 공략을 위해 주요 제품군별 엔트리 라인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정부의 지원사격을 받고 있는 중국 TV 제조사들은 자국을 중심으로 물량을 늘리며 국내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TCL과 하이센스 출하량에 밀리며 4위에 그쳤고, 삼성전자도 점점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 9월부터 '가전 이구환신' 정책을 통해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판매가의 15~20%를 보조금으로 지원해 주는 경기 부양책을 실시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중국 상위권 TV 브랜드들은 올해 4분기 TV 출하량 전망치를 10~30% 상향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