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전설의 드래프티들이 '잠실 아이돌'로 불리는 외야수 정수빈을 제외하고 모두 팀을 떠났다.
두산은 2009년도 KBO 드래프트에서 역대급 지명을 했다. 2차 1라운드로 내야수 허경민을 지명한 두산은 2라운드에서 외야수 박건우를 뽑았다. 이어 5라운드 정수빈, 6라운드 투수 유희관까지 호명했다.
이 당시 결정은 두산의 역사를 바꿨다. 먼저 고졸 신인이었던 허경민과 박건우, 정수빈은 각각 두산 왕조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세 선수는 팀의 주전 3루수와 우익수, 중견수를 맡았다. 그야말로 두산이 왕조 시절 '철벽 수비'를 자랑할 수 있었던 건 이들의 역할이 컸다. 1990년생 동갑내기라 '90즈'로 불린 선수들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자유계약선수(FA) 제도로 인해 이제는 모두 다른 팀에서 뛰게 됐다.
이보다 앞서 두산은 2020시즌 종료 후에는 정수빈과 허경민에게는 거액의 FA 계약을 안기며 잔류를 이끌었다. 두 선수는 2020시즌 후 모두 FA를 선언했다. 이에 정수빈은 6년 총액 56억원에 계약했고, 허경민은 4+3년 총액 8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첫 4년 동안 65억원을 수령하고, 나머지 3년은 20억원을 받는 조건이었다.
이중 허경민이 두 번째 FA 자격을 따냈다. 4년이 지난 뒤 옵트아웃을 선언한 허경민은 8일 kt 위즈와 4년 총액 40억원에 사인했다. 옵트아웃 선언으로 최대 20억원을 더 손에 쥐었다.
이뿐 아니라 고졸이었던 '90즈'와 달리 대졸 출신인 유희관은 두산 최초 좌완 100승을 달성하는 등 두산 왕조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했다. 이후 그는 노쇠화로 인해 기량이 떨어지자 지난 2021시즌을 마친 뒤 은퇴를 결정했다.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이라고 불리며 두산 왕조를 이끌었던 2009년도 드래프티들은 이렇게 해체됐다. 이제 두산엔 '잠실 아이돌' 정수빈만 덩그러니 있다. 아직 그와는 2년이 시간이 더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