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 쓰레기 소각장 추가 건립이 환경영향평가상 대기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고 발표한 가운데 인근 주민들과 서울시 간 갈등이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마포구민 대표는 평가 과정에 구민들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음에도 서울시가 '마포구민이 참여한'이라고 표현한 보도자료를 문제 삼고 있다.
7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마포소각장 추가 백지화 투쟁본부(이하 본부)는 지난 4일 서울시를 상대로 "마포구민이 참여한 환경영향평가협의회에서 심의로 결정됐다는 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르므로 정정해 달라"는 항의 공문을 보냈다.
이에 본부는 공문을 통해 적법 절차를 어긴 서울시 고시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그 후속 절차인 환경영향평가에도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본부와 마포구민 1800여 명은 지난해 서울시 신규 쓰레기 소각장 입지 결정 고시에 대한 취소 소송을 내고 1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본부는 서울시가 입지 선정을 비공개로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폐기물시설촉진법을 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를 하려면 사전에 항목과 범위를 정해야 하는데 환경부에서 협의회를 구성하고, 그 위원회에 마포주민이 참여했다"며 "그 결과서를 바탕으로 보도자료를 작성했고, 협의회에 주민이 참여한 것은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시와 주민 간 갈등은 환경영향평가의 큰 틀을 정하기 위해 운영하는 협의회 과정부터 이미 예고됐다. 평가 항목은 정형화돼 있지만 특정 사업·지역에 따라 더 세심하게 살펴야 할 사항을 추가하기도 한다. 예컨대 골프장을 짓는다면 농약 문제를 항목으로 추가하고 측정 방법을 정하는 식이다. 일반적으로 사업자는 대상 지역과 평가 항목을 축소하려고, 반대하는 위원은 확장하려고 한다.
환경영향평가는 주민 의견 수렴 자체보다 '환경 영향'에 초점을 맞춘 절차라 민간 전문가 등과 함께 주민 대표는 1명만 참여하고 투표권도 단 하나다. 본부 소속으로 활동하는 성은경 위원장은 주민 대표로 협의회 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협의회에서 환경영향평가 용역업체 변경과 평가 범위 확대를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해당 업체가 허위보고서 작성으로 두 차례 영업정지에 해당하는 행정처분을 받았다는 이유였다.
성 위원장은 지난 4월 협의회에 참여하기 전에 "협의회 참여는 마포소각장 입지 선정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다"며 "이를 소송에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 증명을 서울시에 보냈다고 해명했다. 이어 "협의회 참여 결정은 해당 지역 주민들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절차들을 직접 감시하고 해당 사업 관련 문제점을 다양한 관점에서 더 정확하게 지적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