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붉은 빛으로 도배된 한라산 둘레길부터 곳곳에서 피어오른 제주 억새밭이 양팔 벌려 반겨주는 오름까지 정신없이 뛰어놀기보다는 차분하게 쉬면서 둘러보기 좋은 시간이다.
특히 이번 제주방문에서는 가을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제주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스피드를 콘셉트로 둘러봤다.
9.81이란 숫자는 중력가속도(9.81m/s2)을 의미한다. 9.81파크 레이싱카트(우리가 흔히 루지라고 부르는 자동차다)는 별도의 동력 없이 레이스를 하강하면서 주행하는 속도만으로 즐길 수 있다.
해안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에 하강하면서 맞는 맞바람까지 체감하는 속도는 상당하다. 게다가 바퀴가 지면을 구르면서 들려오는 거친 마찰음 역시 초보 탑승자를 한껏 긴장하게 만든다. 주행 시간은 실제 체감 시간보다 짧다. 정상에서 결승점까지 1분 10초에서 2분 사이이다.
결승점에 도착하면 자동으로 운전해서 다시 언덕을 올라 최초 출발 지점까지 울렁거렸던 속을 다스리며 느긋하게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기본 티켓이면 3회 이용이 가능하다. 카트에는 액션캠이 부착되어 있어, 본인 레이싱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영상으로 저장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레이싱 이후에는 본인의 순위를 대형 화면과 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팁을 주자면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순위권에서 멀어진다.
이외에도 9.81파크에는 실내 서바이벌게임, 범퍼카, 하늘그네 등의 다른 엑티비티도 즐길 수 있다. 가을에는 수학여행객들이 몰리면서 파크에 대기줄이 엄청나게 길어진다.
휴식과 편안함 60평 빌라 기린빌라리조트...산책길·숙소에서 만나는 한라산뷰 일품
숙소를 고를 때 우리가 고려하는 포인트는 위생, 프라이빗, 안전, 쾌적한 환경, 가격 등이다. 그런 요소를 모두 갖춘 곳이 기린빌라리조트이다. 한라산 자연을 그대로 품고 있는 청정 지역에 자리해 상쾌한 공기는 물론 60평의 넓은 독채 빌라동으로 구성되어 정말 조용하고 편한 휴식이 가능하다. 특히 아침 산책길에 만나는 한라산뷰가 일품이다.
리조트 이름이 특이한데, 기린은 어두운 기운과 나쁜 질병을 물리치는 고대 전설의 동물 중 하나이다. 방문하는 모든 고객이 좋은 기운을 듬뿍 받아 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기린빌라리조트는 한라산의 중산간 기슭 300고지에 자리하고 있으며, 72동의 풀빌라를 포함한 80여 객실과 피트니스 시설, 곶자왈 산책로를 갖추고 있다. 빌라 앞 정원에서 BBQ를 즐길 수 있고, 개별 수영장을 갖춘 풀빌라와 자쿠지를 갖춘 숙소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리조트이다. 사랑스러운 반려견과 반려묘와 함께 아름답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는 환경이다. 반려동물은 몸무게에 상관없이 투숙 가능하며, 반려동물이 맘껏 뛰고 놀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리조트 한쪽 편에 실내외 수영장, 캠핑을 위한 야영장, 캠프파이어 공간, 반려동물 놀이터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준공을 앞두고 있다. 시설 규모가 상당하다. 캠퍼들이 좋아할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어 개장 후 캠핑성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영장의 경우 글램핑장 수준으로 데크 간 간격이 넓고, 다양한 야외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굉장히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특히 개별적으로 이용이 가능한 화장실과 샤워장도 제공한다. 이 외에도 편의점 레스토랑 등의 시설도 함께 들어올 예정이라고 한다.
세리월드의 카트는 엔진 동력으로 움직인다. 시속 70km이며 체감속도는 100km 이상이다. 그래서 특별히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꽤 장시간 레이스를 돌기 때문에 한 바퀴만 돌아보면 감을 잡고 제대로 속도감을 즐길 수 있다. 차선을 바꿔가면서 코너를 도는 맛이 일품이며, 거칠게 쏟아내는 엔진 굉음이 살짝 공포감을 더해준다.
초보자는 2명이 탑승할 수 있다. 부모와 함께 초등학생도 탑승할 수 있고, 너무 빠르다면 천천히 돌아도 무방하다. 이곳도 해안가와 가까워 강풍이 부는 날은 스피드감이 배가 된다. 꼭 안전통제에 잘 따르고 탑승해야 한다.
카트를 탄 이후에는 바로 옆에 있는 동백꽃 미로 탐험도 추천한다. 어른 키를 훌쩍 넘는 동백꽃 사이에서 길을 찾는 게 쉽지는 않다. 일행과 함께 먼저 출구 찾기 내기를 하는 것도 좋다. 모를 때는 살짝 중앙 전망대에 올라 길을 훑어봐도 된다.
제주 아웃도어 정석은 말타기와 ATV
뷰 제주하늘은 풍경이 아름다운 나시리 오름과 초원 사이에 자리 잡은 승마장이다. 이곳은 승마 경험이 전혀 없는 초보자나 어린이도 즐길 수 있다.
체험코스는 단거리인 트랙 코스부터 산책 코스, 목장 코스, 오름트레킹 코스까지 총 4가지로 나뉜다. 전문 조련사가 동행하기 때문에 걱정 없이 승마를 즐길 수 있다. 탁 트인 제주 하늘과 녹음이 우거진 오름을 달리며 기념사진도 남길 수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멀리 한라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동쪽의 성산일출봉과 우도의 풍경까지 감상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관광객이 붐비지 않는 한적한 곳에 있어 더욱 여유 있게 승마를 즐길 수 있으며, 체험을 마치고 수고한 말에게 먹이(당근)를 주는 체험도 가능하다. 생각보다 말이 당근을 많이 먹는다.
흔히 사발이라 부르는 ATV 체험도 하자. ATV는 속도감도 상당하지만, 역시 울퉁불퉁 오프로드를 질주하는 맛이 최고다. 오름길의 요철을 그대로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다. 속도도 빠르고 코스도 다양하기 때문에 탈 맛이 난다.
한라산이 짙푸른 녹음이 가을 햇볕을 닮은 붉은빛으로 무르익는 '천아숲길'은 손꼽히는 가을여행의 명소이다.
숲길 초입부터 단풍의 빛깔이 은은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걸음을 옮길수록 붉은빛이 점점 짙어진다. 무수천 상류 계곡인 천아계곡에서 진정한 가을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올해 한라산의 단풍 11월말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단풍이 조금 느리게 왔다.
천아숲길은 천아수원지에서 보림농장 삼거리까지 8.7km의 구간으로 한대오름, 노로오름, 천아오름 등이 분포하고 있다.
노로오름 인근 한라산중턱 해발 1000고지 일대에 검뱅듸, 오작지왓이라고도 불리는 ‘숨은물뱅듸(높은 산지에서 습기가 많은 지대, 뱅듸는 높고 평평하며 풀만 우거진 거친 들을 의미하는 제주 방언이다)’가 있고, 무수천계곡으로 흘러가는 수자원의 보고인 광령천이 내려오는 곳에 천아수원지가 있으며 인근에 어승생수원지가있다.
숲길을 들어가는 초입에서 천아계곡에 맞닥뜨리는데, 가을에는 이 계곡의 단풍이 빼어나게 아름다워 많은 이들이 단풍 구경을 하기 위해 찾는다. 천아수원지에서 계곡 코앞까지 차량의 진입이 가능하나, 진입로 자체가 훌륭한 산책로여서 차가 있다면 천아수원지 입구에 주차하고 걸어가는 것이 좋다.
천아수원지부터 돌오름까지는 임도삼거리, 노로오름, 표고재배장 등을 거쳐서 가게 되는데 약 3시간 40분이 소요된다. 왕복 거리가 상당함으로 편도 여행객은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숲길 자체는 약간 난이도가 있다.
제주도 여행에 식도락이 빠질 수는 없다. 워낙 유명한 식당들이 여행객들에게 많이 알려졌지만, 이왕이면 제주도민이 찾는 맛집에서 제대로 맛보고 싶다.
지인들과 오랜만의 여행이라면 밤늦게까지 술자리가 이어진다. 당연히 아침 해장은 여행의 필수 코스이다. 서귀포시 동홍동 ‘모닝해장국’은 택시 기사님들리 추천하는 해장국 맛집이다. 정말 클래식한 노포 분위기에 메뉴도 선지해장국, 뼈해장국, 소내장탕 딱 3가지이다.
동문수산시장 회 맛집은 ‘자갈치상회’을 추천한다. 내부에 좌석 수도 꽤 많고, 횟감 하나하나가 참 찰지게 한 가득 담겨서 나온다. 여러 종류의 제주 해산물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점도 이 집의 장점이다.
제철 횟감 외에 추가로 올라오는 옥돔구이와 전복버터구이, 초밥도 아주 별미이다. 주인장 손맛이 좋은지 뭐하나 버릴 거 없이 입에 착착 붙는다. 횟감이 조금 남으면 회덮밥을 요청하면 된다. 넓은 접시에 야채를 깔고 회와 밥을 부어서 초장에 쓱쓱 비벼준다. 고깃집 화룡정점이 볶음밥이라면 여기선 회덮밥이다.
가장 보편적인 감귤인 노지 감귤을 수확하는 체험은 보통 11월부터 1월까지이다. 올해는 기후로 인해 시작이 늦은 감이 있다. 귤 따는 방법이 어렵지 않아 초보자도 문제없이 맛있는 귤을 수확할 수 있다. 갓 수확한 귤을 그 자리에서 먹을 수 있고 약간 챙겨갈 수 있다. 제주국제감귤박람회도 오는 13일부터 19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