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47대 대통령 선거 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패색이 짙어진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측은 마지막까지 개표를 지켜보고 입장을 밝히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이르면 한국 시간으로 7일 자정을 넘겨 공식 입장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해리스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세드릭 리치먼드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하워드대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아직 개표해야 할 표가 남아 있다. 아직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주들이 있다"면서 "모든 표가 개표되고, 모든 목소리가 나왔는지 확인하기 위해 밤새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워드대는 해리스 부통령 모교다. 당초 해리스 부통령은 지지자들과 함께 개표 상황을 지켜보고 연설을 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취소했다. 리치먼드 위원장은 "해리스 부통령 연설은 오늘밤에 없다. 내일은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지자들뿐 아니라 국가를 위해 연설하기 위해 이곳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일부 학생들은 "처음에는 (기대가) 높게 시작했으나 그 후로는 계속 내리막길만 내려갔다"며 "우리는 지쳤고 음식을 원한다"고 말했다.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해리스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가 패배가 확실해지자 뉴욕 자비츠 센터 승리 파티에서 연설하지 않은 것을 연상시킨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캠프 내부에서도 "잠을 자고 내일 강하게 마무리할 준비하자"는 메모를 공유하며 사실상 패배를 각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투표일 직전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초박빙 양상을 보이면서 해리스 캠프에서도 '해볼 만하다'는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2016·2020년 미국 대선 때처럼 이른바 '샤이 트럼프'(트럼프 지지자들이 여론조사 때 입장을 제대로 밝히지 않는 현상)가 존재했고, 이들 표심이 실제 투표장에서 위력을 발휘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은 패배 위기에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