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2016년·2020년 대선 당일에도 트럼프가 선전할수록 환율 변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트레이드 후폭풍에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내려도 환율이 1400원선을 뚫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일보다 17.6원 오른 1396.2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6원 내린 1374원에 개장했지만 하루 새 20원 이상 급등하면서 140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트럼프 후보의 선전으로 선거인단 추가 확보 소식이 속속 전해지면서 오전 11시께 1390원대로 올라섰고 낮 12시 3분에는 1399.7원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1390원 중후반대에서 등락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이날 외환당국이 개입해 1400원선 돌파를 저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트럼프 당선이 확실시된 이후 환율이 1400원을 뚫을 가능성이 있다. 엔·달러 환율도 153엔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환율의 향방을 결정할 또 다른 변수로는 연준의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가 꼽힌다. 시장에서는 오는 7일 예정된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1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97.5%, 동결할 확률을 2.5%로 반영하고 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투자은행(IB)의 90%는 연준이 11월과 12월 각각 0.25% 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한·미 금리 차 축소로 원화 가치는 올라야 하지만 트럼프 트레이드 여파가 미국 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교수는 "연준이 연말까지 0.25%포인트씩 두 차례 금리를 내리는 것은 달러 강세가 약화하는 요인이지만 내년 1월 트럼프 취임 이후부터는 (상·하방) 압력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며 "FOMC 결과보다도 트럼프 당선 사실이 외환시장에 주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