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선물위원회가 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회사·임원 대상 과징금, 임원 해임권고·직무정지, 감사인 지정과 검찰 수사 참고 정보 송부 등 제재조치를 의결했다.
증선위는 6일 제19차 회의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재무제표 영업수익과 영업비용을 과대계상해 "직무상 주의의무를 현저히 결한 중대한 회계처리기준 위반"이 있다고 보고 중징계를 결정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와의 업무제휴계약을 통해 지급하는 업무제휴계약 수수료를 영업수익에서 차감해야 함에도, 이를 차감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100% 자회사 케이엠솔루션(KMS)을 통해 택시에 콜 배차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운임 약 20%를 수수료로 받는 '가맹계약'을 맺고, 운행데이터 수집과 마케팅 활동에 참여하는 대가로 운임 약 17%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업무제휴계약'도 맺었다.
회사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재무제표에 이 계약구조로 택시로부터 받은 가맹계약 수수료와 택시에 지급한 업무제휴계약 수수료 전액을 영업수익과 영업비용으로 인식하는 '총액법' 회계처리를 했다. 금융감독원은 가맹 수수료에서 업무제휴 수수료를 차감한 약 3% 금액만 영업수익으로 인식하는 '순액법'으로 회계처리했어야 한다고 보고 재무제표상 회계처리기준 위반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증선위는 KMS가 회사의 대리인에 불과하고 회사가 업무제휴 계약으로 제공받는 운행데이터 등에 신뢰할 만한 공정가치를 산출하지 못했음에도 외형상 계약구조에 근거해 가맹 수수료 전체를 영업수익으로 인식한 것이 중대한 회계처리기준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증선위는 상장을 앞둔 회사가 공모가를 극대화하기 위해 '고의'로 영업수익을 늘리려 했는지를 중점 심의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1년 주식시장 상장을 위한 이사회 결의 후 2022년 3월 주관사를 선정하고 2023년 4월부터 금감원 재무제표 심사를 받았다.
지정감사인 포함 대형회계법인 3곳이 회사의 회계처리를 인정했고 공모 정황도 발견되지 않은 점, 상장 시 공모가 산정에는 매출액 외에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치며 배수(multiple)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회계처리 위반행위에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증선위는 앞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기 고발사항 등에 대한 수사 등 사법절차 진행 과정에 사실관계가 추가로 밝혀질 경우 고의성이 확인될 여지도 있다고 보고 심의자료를 수사참고 목적의 '업무정보 송부' 형태로 검찰에 이첩하기로 했다. 사법절차 진행 과정에 회계처리기준 위반 고의성이 밝혀지면 증선위 직권으로 재심의해 추가 조치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