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6일 '단일판매·공급계약 체결' 관련 불성실 공시(공시번복, 공시불이행 등) 증가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기업의 공시 작성 강화를 요구했다.
최근 유가증권시장 내 불성실 공시는 2020년 15건이었지만 지난해 36건으로 5년간 2배 늘었다. 코스닥 역시 지난해 81건, 올해 상반기 54건에 달한다.
거래소 공시서식상 주요 계약조건은 기업이 자유롭게 서술할 수 있어 투자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불충분하다는 금감원의 지적이 나왔다. 주요 내용(계약상대방, 계약금액)을 전부 비공개할 경우 정보가치가 저하될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했다.
계약 진행상황을 정기보고서(사업·반기·분기)에 기재할 수 있으나, 기재내용이 형식적 혹은 미기재하는 경우도 있었다.
금감원 측은 “대규모 수주계약이 테마주와 결합될 경우 허위·과장성 공시 후 매도차익 실현 등 불공정거래 발생이 가능하다”고 봤다.
공급계약 체결 관련 공시는 유가증권시장 기업의 경우 매출의 5% 이상, 코스닥 기업의 경우 매출의 10% 또는 3억원 이상인 계약을 체결 시 거래소 공시규정에 따라 하게 된다. 계약 체결 공시 후 계약 해지 또는 최초 계약금액의 50% 미만 이행 시 위반 내용에 따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다.
실제 A사는 코로나 백신 관련 공급계약 체결을 공시한 뒤 주가는 공시 날짜를 기준으로 10거래일 동안 62.3% 상승, 40.4%까지 하락하는 등 급등락을 보였다. 이후 A사는 계약금액의 50% 미만 이행으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B사의 경우 이차전지 관련 공급계약 체결을 계약상대방 비공개로 공시했으며, 공시 전후 주가 급등(공시 전후 10거래일 78.1% 상승)했다.
B사도 계약체결 1년 만에 이행률 0%로 계약을 해지하여 불성실공시법인 지정됐다.
금감원은 “최초계약 시 투자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후 계약 진행상황에 대한 정기적인 보고가 강화될 수 있도록 공시 서식을 개정하겠다”며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간 업무협조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