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화질 개선 등 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셋톱박스 '지니 TV 셋톱박스 4'를 출시했다고 5일 밝혔다. KT는 해당 셋톱박스에 8K UHD 칩셋을 탑재했다. 기존 대비 성능이 50% 향상된 중앙처리장치(CPU)와 AI 전용 프로세서(NPU)를 통해 콘텐츠의 화질과 사운드를 빠르게 최적화하고 고객 시청 데이터를 학습해 최적의 경험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8K TV에 지니 TV 셋톱박스 4를 연결한 고객은 지니TV에서 여러 8K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또 온디바이스 AI(기기 내 탑재된 AI) 기반의 8K 업스케일링(화질 개선) 기술을 통해 실시간 방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유튜브까지 기존 풀HD와 4K 콘텐츠를 초고화질로 감상할 수 있다. 8K TV가 아니라도 AI 화질 최적화 기술이 TV 사양에 맞춰 최상의 화질을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서울 동대문구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전무)은 "콘텐츠 화질을 알아서 8K로 업스케일링해 더욱 선명한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IPTV 업체 중 8K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KT가 처음이다. 지난 2015년 SK브로드밴드가 한 전시회에서 세계 최초로 8K UHD IPTV를 시연한 적이 있었지만 실제 상용화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여기에 양적으로 부족한 8K 콘텐츠 등의 요인으로 8K TV 시장은 예상보다 느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8K TV 시장 출하량은 2022년 38만7000대에서 2023년 21만4000대로 오히려 줄었다.
김 전무는 최근 OTT에서 8K 콘텐츠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8K TV 가격도 200~300만원 정도까지 내려가 시장 확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8K 칩셋이나 NPU를 탑재할 때, 가격을 많이 올리지 않으면서 고화질과 업스케일링 기능을 제공해 고객들에게 최고의 화질을 제공하기 위한 많은 테스트를 거쳤으며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며 "특히 온디바이스 AI 업스케일링을 통해 실시간으로 화질을 개선하는 기술을 이번에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무는 지속적인 셋톱박스 기능 개선을 통해 침체된 미디어 시장을 일으키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저희가 '미디어 포털'을 선언하면서 OTT를 파트너십으로 끌어들였고 이를 통해 셋톱박스 사용 시간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며 "유료방송 시장 침체 속 광고·홈쇼핑 시장이 모두 어려운데 새로운 기능들을 통해 셋톱박스 이용 시간을 늘리고, 이를 통해 셋톱박스가 꼭 필요한 환경으로 만들어 간다면 많은 기회들이 생길 것이라고 본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