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로 돈줄 조여도...서울 아파트 대출 규제 후 65%가 상승 거래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며 지난 2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한 가운데 거래가 발생한 지역에서는 여전히 상승 거래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신고된 서울 아파트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대출 규제가 본격화한 9∼10월과 직전 두 달인 7∼8월에 동시에 거래가 있었던 계약의 65%가 이전 계약보다 높은 금액에 팔린 상승 거래였다.

9월 들어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과 대출 규제 강화로 거래량은 급감했지만 실제로 계약된 물건은 상승 거래가 많았던 것이다. 

다만 상승 거래 비중은 13%포인트 감소했다. 5∼6월 대비 7∼8월의 상승거래 비중은 78%에 달했다. 하락거래 비중도 7∼8월은 21%였으나 9∼10월은 33%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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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구별 살펴보면 대출 규제 영향이 큰 비강남권은 하락거래, 상대적으로 대출 영향을 덜 받는 강남권은 상승거래 비중이 높았다.

관악구는 9∼10월에 상승거래와 하락거래가 각각 절반을 차지했고, 중랑구는 보합거래를 제외하면 하락거래가(48%) 상승거래(46%)보다 많았다. 금천구(43%)와 노원구(41%), 강서·종로·은평구(40%) 등도 하락거래 비중이 높았다.

반면 용산구는 상승거래가 84%에 달했고, 하락거래는 16%였다. 강남구 역시 상승거래가 76%, 하락거래는 23%(보합 1%)를 기록했다. 송파구·마포구·중구·양천구 등도 9∼10월의 상승거래 비중이 70%를 넘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94㎡는 지난 7월 38억∼39억원대에서 거래됐으나, 9∼10월 거래가는 40억∼42억원으로 2억원가량 올랐다.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1단지 전용 84㎡도 지난 7월 18억4000만원에 팔렸으나 지난달 중순엔 1억원가량 오른 1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매수 심리가 위축돼 거래는 줄었지만 서울의 경우 집값이 하락하는 상황은 아니어서 매도자들이 호가를 내리지 않고 있다"며 "여기에 강남권을 비롯한 도심 인기 지역은 대출 규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상승 거래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