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허의 미국 대선에서 ‘여성’과 ‘젊은 남성’ 표심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대선을 하루 앞두고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여성을,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젊은 남성 표심 잡기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3일(이하 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해리스는 이날 경합주인 미시간주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과 유세에 나섰다. 백인 여성의 표가 승부를 가를 핵심으로 떠오르자 유력 여성 인사들과 등판한 것이다. 해리스는 선거운동 초반부터 여성의 임신과 낙태 등 여성의 선택 권리 보호를 주장하며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집중해 왔다.
기혼 백인 여성을 상대로 설사 남편이 트럼프 지지를 압박하더라도 소신껏 해리스를 찍어달라고 호소하는 선거 영상도 등장했다. 30초 분량의 이 영상에서는 할리우드 스타 줄리아 로버츠가 목소리로 출연해 남편을 포함한 다른 누구도 기혼 여성의 투표를 모를 것이라고 안심시킨다.
반면 막판 지지율 하락세에 트럼프는 젊은 남성을 겨냥해 구애를 하고 있다. WSJ는 트럼프가 현실에 불만이 많은 젊은 남성의 표를 얻는 데 정치적 미래를 걸고 있다며, 거친 언사를 내뱉거나 남성 우월적(마초) 이미지를 내세우는 전략을 사용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30일 위스콘신주 유세에서 불법 이민자에 의한 성폭력 등 강력 범죄 문제를 거론하면서 “나는 여성들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여성의 의사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그는 지난 6월에는 뉴저지에서 이종격투기(UFC) 경기를 관람했고 지난달에는 젊은 남성들이 즐겨 듣는 팟캐스트 운영자 조 로건과도 인터뷰했다. 특히 지난달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트럼프의 유세에는 전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과 UFC 대표 다나 화이트 등이 참석해 마초 성향을 끌어올렸다.
이번 미 대선은 성별에 따라 지지 후보가 확연히 엇갈리고 있다. 해리스는 ‘낙태권 대 반(反)낙태권’ 구도를 강조하며 상대적으로 여성 유권자들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트럼프는 남성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높은 편이다. 이날 발표된 NBC 여론 조사를 봐도 트럼프의 지지율은 남성들 사이에서 18%포인트, 해리스의 지지율은 여성들 사이에서 16%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