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를 이어오던 서울 시내 아파트와 빌라 등 집합건물 매매 가격이 10월 들어 하락 전환했다. 서울 집값을 견인하던 강남 지역도 이를 피하지 못했다. 정부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로 관망 심리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내 추가 대출 규제 등이 예정돼 있어 당분간 이런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3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집합건물 소유권 이전등기(매매) 신청 평균 거래가액'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시내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연립주택·오피스텔 등)의 ㎡당 평균 매매 거래가는 1197만원으로, 전달 1223만원보다 2.1% 감소했다. 6월부터 상승세를 이어가던 매매 가격이 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서초·송파구와 함께 ‘강남3구’ 중 하나인 강남구는 8월 2364만원에서 9월 2335만원으로 소폭 내린 뒤 10월엔 2358만원으로 다소 회복하는 등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 전체는 물론 강남권의 집합건물 매매가격이 하락 전환한 원인으로는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가 꼽힌다. 지난 9월부터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시행하며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대폭 낮춘 바 있다.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10월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전달보다 9포인트(p) 하락한 101로, 기준선(100)에 근접했다. 100을 초과할수록 집값 상승 비중이, 100보다 적을수록 하락 비중이 높다는 뜻이다.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은 관망세로 돌아섰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과열 당시 가격이 많이 올랐거나 애매한 구축 물량들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공급 문제 등 여러 요인이 겹쳐 당분간 약보합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