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챗GPT 등장에 따른 AI(인공지능) 시장 대확장이 2027년을 전후해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그 시기를 놓치지 않고 SK가 성장 기회를 잡아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시장 및 산업의 빠른 변화에 맞서 철저한 준비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를 위해 올 초부터 진행해 온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및 운영개선(O/I·Operation Improvement) 속도를 높이고 재무구조 개선을 넘어 AI 등을 활용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기로 했다.
최 회장은 지난 2일 폐회사에서 “차세대 챗GPT 등장 속 SK가 성장 기회를 잡으려면 현재 진행 중인 ‘운영개선’(O/I)을 서둘러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운영개선이 단순 비용 절감과 효율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영개선은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이라며 “이를 위해 재무제표에 나오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고 측정되지 않지만 경영의 핵심 요소인 ‘기업가 정신’·‘이해관계자와의 소통’ 등을 중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운영개선 고도화를 위해 AI를 활용해야 한다며 젊은 구성원과 리더들이 AI를 접목한 운영개선 방안 등을 제안해 회사 정책과 제도를 개선하고, 그 성과에 걸맞은 보상을 해주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AI 사업 방향과 관련해서는 “SK가 보유한 기술력, 그리고 그룹 계열사 간 또는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가장 싸고 우수한 AI 데이터센터(DC)를 만들어 그룹 AI 사업을 글로벌 스케일로 확장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향후 핵심 과제로 △반도체 설계, 패키징 등 AI 칩 경쟁력 강화 △고객 기반 AI 수요 창출 △전력 수요 급증 등에 대비한 ‘에너지 설루션’ 사업 가속화 등을 제시했다.
이밖에 최 회장은 CEO들에게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거시(Macro) 환경 변화를 잘 보고, 사별 특성에 맞게 사업환경 예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운영개선 달성도를 정량화 및 측정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현장에 있던 CEO들은 올해 추진해 온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및 운영개선 성과를 점검하고, 후속과제 실행을 가속하기로 뜻을 모았다.
CEO들은 잉여현금흐름(FCF) 극대화 등 ‘운영개선 1.0’ 활동으로 재무구조 안정화라는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보고, 앞으로는 제조, 마케팅 등 운영 역량을 제고하는 ‘운영개선 2.0’을 통해 본원적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결의했다.
실제 SK그룹은 지난해 말 약 84조원에 달했던 그룹 순차입금은 손익 및 현금흐름 개선, 자산 매각 등 운영개선 활동을 통해 올 2분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3분기 말에는 70조원대로 낮아지는 등 주요 재무지표에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SK는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219개였던 계열사 수도 올 연말까지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CEO들은 운영개선 2.0 이후 시장과 고객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기술 역량 중심의 ‘운영개선 3.0’으로 진화시켜야 한다는 방향성에도 인식을 같이했다.